너무나도 조용한 경기도

파이낸셜뉴스       2026.05.24 18:31   수정 : 2026.05.24 20:37기사원문

1400만 인구가 밀집된 경기도가 6·3지방선거가 임박했음에도 놀랍도록 조용하다. 한 정당 관계자가 "경기도는 관심 밖"이라고 말했는데, 과장이 아니다. 이는 데이터로도 드러나는데,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빅카인즈'에 22일 기준 지난 1개월간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인 '추미애'가 언급된 뉴스 양은 2500여건이었고, 국민의힘 후보인 '양향자'는 1700여건, 개혁신당 후보 '조응천'은 1000여건 언급되는데 불과했다.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5000여건)' '오세훈(5500여건)', 대구시장 후보 '김부겸(2700여건)' '추경호(2800여건)'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경기지사는 도민 1400만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리다. 경기도 1년 예산인 약 40조원을 집행하고, 경기도의 성장을 견인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기도 하다. 그 막중한 책임을 보여주듯 경기지사는 차기 대권 가도를 놓고 싸우는 핵심 지역으로 거듭났다. 과거 '소(小)통령'으로서 서울시장이 잠재적 대권 주자로 떠오르기 위한 필수 코스였는데, 이제는 경기지사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권을 쥐는 데 있어서 경기지사로서 보여준 행정력도 주요했다.

경기도는 한국의 '심장'으로 떠올랐다. 경기도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650조원으로 국내 1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대기업들도 경기 남부에 포진돼 있다. 경기도에서의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가부터 시작해 이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경기지사가 결정할 몫이다. 성장하고 있는 남부, 정체된 북부 모두에 '균형성장'을 일궈야 하는 것도 경기지사의 일이다. 국내 난민 35%가 거주하는 경기도를 어떻게 평등한 사회로 만들 것인가, 화성의 아리셀 등 반복적으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경기도의 일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 것이냐도 중요한 과제다.

그만큼 엄중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경기지사 선거가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도민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 최근 지방선거 화제로 확산된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에 대한 후보자들의 대안을 듣고 싶을 것이고, 하루에 4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도민들의 금쪽같은 시간을 어떻게 아낄 것인지를 듣고 싶을 것이다. 이 같은 공론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치혐오'의 그림자가 도민들의 무관심에 먹이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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