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위기 아닌 성공의 비용"
파이낸셜뉴스
2026.05.25 02:29
수정 : 2026.05.25 02:30기사원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페이스북 글
"한국경제 새로운 차원 도약 성공의 비용, 위기 아닌 도약의 마찰음"
韓 명목성장률 10% 진입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부동산 관련해선 "정부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할 영역" 지적
[파이낸셜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실적 개선과 수출 호조, 증시 상승이 맞물리면서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재조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실장은 환율과 금리 등 주요 변수의 쏠림과 변동성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요즘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혼란스럽다"며 "기업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고 했다. 그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시장과 여론은 위기의 징후를 찾기에 바쁘다"면서도 "혼란의 근원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외화 부족에 따른 원화 약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올해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주식 평가액이 작년 말 1300조원에서 최근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막대한 평가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과정에서 올해 누적 110조원을 상회하는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고, 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올렸다"며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상승을 수수방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김 실장은 최근 금리 상승이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성장률과 물가 전망 상향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봤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성장 흐름도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라며 "가계부채 부담이 큰 경제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과 금융불안을 빠르게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에너지·식품·물류 전반의 비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공급충격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은 통화정책만으로 제어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어렵다"며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비축물량 탄력 조정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가장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영역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명목성장률 상승,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물량 급감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본이 고가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한국경제가 진입한 새로운 도약의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건전성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자산가치가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보다 빠르게 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외국인 보유 국내자산이 전례 없는 규모로 커진 만큼 글로벌 환경 변화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경상흑자의 지속성과 외화자금시장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고,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로운 정책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한 구조적 완충은 내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주식 보유 정책 인센티브 확대가 대외 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구시대의 문법으로 신시대를 해독하려 하면 보이는 것도 놓치고 대응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이 아니라 달라진 현실을 달라진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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