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언제 확 꺾이냐면"…8000피, 하락세 시발점 될 '3대 트리거'

파이낸셜뉴스       2026.06.09 16:07   수정 : 2026.06.09 16: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검은 월요일' 8% 넘게 급락하며 7500선을 내준 코스피가 단 하루 만인 9일 8100선을 회복했다. '롤러코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동치는 널뛰기 장세 속에서 시장의 흐름을 냉정하게 주시해야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연해 한국 증시의 '3대 트리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는 정부 재정 지출이 이끄는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국채금리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악재가 터졌을 때의 충격은 과거 저금리 시절과 비교할 수 없다"며 "국채금리가 낮다면 트리거가 발동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지금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는 자본시장에 쏠려 있던 자금이 대거 빠져나오며 증시가 크게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3대 트리거: IPO 착시, 엔캐리 청산, 반도체 'P'의 둔화


김 교수가 꼽은 시장의 첫 번째 트리거는 대규모 IPO(기업공개) 착시다.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이 6월 중후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대형 IPO는 상장 당일과 이튿날 급등한 뒤 고평가 논란과 함께 매물이 쏟아지는 패턴을 보였다"며 "핀테크 기업 서클(Circle)의 사례처럼 대규모 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전체가 경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 트리거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다. 엔 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거래를 말한다.

김 교수는 "글로벌 통화정책은 각자도생 국면"이라며 "미국과 영국은 금리 인상도 인하도 어려워 장기 동결로 가겠지만, 인플레이션에 극도로 민감한 유로존과 디플레 탈출을 선언한 일본은 6월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축소되면 저금리 엔화로 글로벌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던 엔캐리 자금의 메리트가 사라져 자금 회수(청산)를 자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엔캐리 청산 공포가 발동했을 때 국내 증시도 무너졌던 만큼 아시아 증시가 연동되어 큰 타격을 입을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경고했다.

세 번째 트리거는 반도체 업황의 '가격(P) 하락' 가능성이다.

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적어도 1년간은 호황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국내 증시 시총의 50% 이상의 자금이 집중된 상황에서 영업이익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현재 반도체 역대급 호황은 판매량(Q) 증가가 아닌, AI 인프라 병목에 따른 가격 상승(P)이 이끌고 있다. 그러나 미국 마이크론, 중국 창신메모리, 대만 난야 등이 각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D램 영역을 맹추격 중이다.

김 교수는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병목이 완화되고 가격(P)이 떨어지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고 주가 상승세도 꺾일 수 있다"며 "이미 시장은 역대급 실적을 선반영해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좋게 나와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엔비디아 사례처럼 쇼크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물가 지표가 최종 변수


김 교수는 이 3대 트리거를 한 번에 폭발시키거나 반대로 진화할 수 있는 거시경제의 최종 열쇠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데이터를 지목했다. 물가 지표가 시장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고금리 압박이 모든 트리거를 연쇄 폭발시킨다는 논리다.

실제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에 시장이 먼저 경색되는 민감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3.5~4% 수준에 도달하면 시장은 얼어붙을 것이고, 4%를 넘어설 경우 실질 기준금리를 위협하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현실화돼 판도가 완전히 꺾일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물가 발표는 거의 반드시 치명적인 시장 조정을 가져온다"고 내다봤다. 다만 2022년과 같은 대대적인 자이언트 스텝보다는 제한적인 인상 수준일 것으로 선을 그었다.

차세대 주도주는 '전력·에너지 안보'… "인플레 시대, 현금 보유가 가장 위험"


김 교수는 AI 시대의 주도주 흐름이 반도체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도체 공급이 늘어나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 다음 병목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및 에너지 안보'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단 한 곳이 쓰는 전력량이 인구 106만 명의 거대 도시인 고양시 전체의 가정용 전력 소모량보다 많을 정도다. 러·우 전쟁과 중동 분쟁 이후 세계 각국이 효율성보다 '안보'를 택하며 원자력, 소형모듈원전(SMR),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로의 에너지 믹스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자들을 향한 제언으로 김 교수는 "지금은 위험 요인을 예의주시하되, 여전히 현금보다는 투자 자산(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시기"라고 단언했다.
현금 보유를 추천했던 2022년과는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현금을 쥐고 있는 것 자체가 실시간으로 자산 가치 하락을 겪는 국면"이라며 " '지금 사도 되나'라는 질문은 2~3년 전에도 똑같았고, 망설이다간 영원히 진입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거시경제 지표의 마지노선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변동성에 신중히 대응하되, 돈이 몰리는 시대의 주도주 섹터에 발을 담그고 상승장을 즐기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제언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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