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광풍에 '증시 블랙홀' 된 삼전닉스
파이낸셜뉴스
2026.06.09 18:41
수정 : 2026.06.09 18:40기사원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후폭풍
변동폭 커져 '숏 감마' 경고등
기업 실적이 주가 향배 가를 듯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7거래일 동안 레버리지 ETF 14종목의 누적 거래대금은 58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상품이 상장 규모(4조3000억원)와 거래대금 측면에서 국내 ETF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수준의 흥행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순매수 규모는 7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국 주식형 ETF 전체 개인 순매수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인 자금이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집중된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반도체 쏠림 현상은 뚜렷했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 2배 ETF와 SK하이닉스 2배 ETF에는 올해 각각 2조5000억원, 256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4월 상장한 메모리 테마 ETF에 총 129억달러(약 19조7000억원)가 유입됐다. 해당 ETF 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비중은 각각 26.1%, 20.0%에 달한다.
다만 레버리지 ETF가 실제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레버리지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효과로 이어지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미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TF 상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선물 거래 규모는 크게 증가했지만 이론 괴리율 상승 폭은 0.3%p 수준에 그쳤다"며 "일부 영향은 확인되지만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숏 감마(Short Gamma)'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숏 감마는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 매도가 나오고 상승하면 추가 매수가 유입돼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현상이다. 지난 5일과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속 하락하면서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현·선물 매도가 발생했고, 이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기 위해 장 마감 전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 수요가 발생하고 하락장에서는 반대로 매도 물량이 늘어난다.
증권가는 결국 단기적인 수급 충격보다 기업 실적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감마 익스포저 확대와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이 만드는 수급 충격은 가격 변동의 경로일 뿐"이라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결국 수익률 차별화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 실적과 이익 전망 상향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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