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투표용지 부족’ 사태 증거보전 일부 인용
파이낸셜뉴스
2026.06.09 21:23
수정 : 2026.06.09 21:22기사원문
서울시장 출마한 김정철 신청
보관상자·CCTV 증거보전 결정
10일 잠실7동 투표소 현장검증
검경합수본, 중앙지검에 꾸리기로
■'인쇄매수 1900매' 등 보전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김정철 전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신청한 증거보전 사건에서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보전 필요성을 인정한 대상은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발견된 '인쇄매수 1900매' 등 표기가 있는 투표용지 보관상자·포장재 일체 △투표용지 부족 관련 선관위 직원 간 단체대화방 등 기록 △각 투표소를 촬영한 CCTV 영상 등 4건이다. 해당 증거는 향후 선거 관련 소송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법원이 정한 절차에 따라 보전된다.
증거보전은 본안 소송 전에 증거가 멸실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이 이를 확보·보관하는 절차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이 선거쟁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표함과 투표지, 투표록 등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법원 관계자와 김 전 후보 측, 선관위 관계자들은 10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방문해 현장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장시간 중단됐던 곳으로, 대기 중인 유권자들의 투표를 위해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투표소다. 다만 법원은 김 전 후보 측이 신청한 본투표 투표지 자체에 대한 증거보전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무효 소송이나 관련 민사소송이 제기될 경우 실물 증거의 보전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선거법에 의해 선거 무효를 다투는 것이라면 취지에 맞는 증거보전 신청으로 보여 많이 인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선거무효 소송에서 투표용지를 다루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다투는 것이 의미가 없어 인용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전문으로 하는 A변호사는 "선관위에서 집계를 했고, 집계를 검증하기 위해 실물 투표함이 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닷새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벌어지는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인 투표지와 투표함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은 기각됐다. 법원은 투표함이나 투표지가 선관위 관리 아래 보관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증거보전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증명하고자 하는 사실과의 관련성이 부족하거나 선거쟁송 전에 미리 증거조사를 하지 않으면 곤란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는 실물 증거만으로 판단이 가능하다면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B변호사는 "투표함과 투표용지 등으로만 확인해도 무효인지 아닌지 판단이 된다. 굳이 디지털 증거까지 보전을 한다면 과잉이라고 판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진용 갖춘 합수본 '본격' 수사
투표용지 부족 사건을 수사할 검경합수본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둥지를 틀고 출범을 예고했다.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를 본부장으로 검찰 인력 12명, 경찰 인력 15명으로 구성됐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으로 꼽힌다. 부본부장에는 고태완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실장(총경)이 임명됐다. 고 총경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와 강력범죄수사대 계장을 역임하며 선거 등 공공범죄와 부패범죄 분야에서 수사 경험을 쌓았다. 합수본은 본격적으로 업무 채비를 한 뒤 수일 내로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예지 정경수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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