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LPGA투어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이 서로 돕기는커녕 시기와 반목으로 스스로 경기력을 떨어 뜨리고 있다.
한국의 미LPGA투어 진출 핵심멤버는 박세리를 비롯한 김미현, 박지은, 장정, 펄 신, 박희정, 권오연 등 7명.
이들은 미LPGA투어 진출, 한국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서로 ‘물과 기름’으로 겉돌고 있다. 투어 생활이 힘든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모르는 한국사람만 만나도 반갑다는 타국땅에서 철천지원수처럼 지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누가 뭐래도 힘들수록 서로 돕고 의지해야 할 처지다.그렇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려는 생각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근 한국을 잠시 들렸던 LA의 한 재미동포는 “미LPGA투어에서 활동중인 일부 한국선수는 교민들의 높은 관심과 애정을 외면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불만을 털어 놨다.또 “스웨덴이나 호주, 일본 선수들처럼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국내 골프전문가들도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 버린 이들의 반목과 질시가 올 시즌 성적 부진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맏언니’인 펄 신도 이미 오래전에 구심점 역할을 포기했을 정도다.
지난 자이언트이글LPGA클레식에서 서로 ‘소 닭 보듯’ 했던 박세리와 김미현이 미LPGA투어 진출 후 처음으로 연습라운드를 함께 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언론용?^대외용’이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 있을 때부터 라이벌 의식을 느낀 두 선수가 단 한차례 연습라운드로 그동안 쌓인 앙금을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두 선수는 미LPGA투어에서 눈까지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토너먼트에서 같은 조로 페어링 돼도 서로 ‘견원지간’ 바로 그것이었다.
두 선수가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사이 나머지 선수들이 미LPGA투어에 합류했다.박지은을 제외한 선수들은 컷오프 탈락을 법먹듯했다. 그 만큼 투어 생활이 힘들었다.
그러나 투어 선배인 박세리, 김미현이 나서 따뜻한 저녁 한끼 먹자고 하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이 대회장 인근 초특급 호텔에서 묵으며 대회에 참가할 때 나머지 선수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싸구려 숙박시설을 찾아 전전해야 했다.지금도 사정은 달라진 게 없다.아무리 프로세계라고 하지만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3명의 선수와 나머지 선수들은 극과 극을 달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 펄 신은 좀 나은 편이다. 스폰서가 있기 때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나머지 박희정, 권오연, 장 정 등은 그야말로 맡바닥 생활을 하고 있다.성적이 좋지 않으니 스폰서를 하겠다는 기업체도 없다. 1년동안 미LPGA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선 줄잡아 8000만원∼1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내년 시즌엔 강수연이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임선욱과 아마추어 김주연 등도 내년 시즌 미LPGA 프로테스트에 도전한다.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선수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 틀림없다. 미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프로지망생들도 많다.
따라서 이들이 반목과 질시에서 벗어나 앞으로 미LPGA투어에 진출할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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