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몰린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대북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의장은 오는 8일 방북을 앞두고도 정확한 귀국 일정을 알리지 않고 잠행하면서도 측근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계획을 흘리는 등 대북사업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여태껏 김국방위원장과의 면담 파트너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맡았으나 최근 정 전 명예회장의 건강 악화로 정의장이 직접 면담하게 됐다.사실상 대북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령탑 자리를 꿰찼다는 의미다.대북사업 수장에 올랐다는 사실은 정의장에 대한 정 전 명예회장의 신임을 뒷받침한다.또 세계 이목이 집중된 남북 경협에서 김국방위원장의 파트너가 될 경우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경협 컨소시엄 구성에도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관계자는 “정의장이 8∼10일 방북기간에 김정일국방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갖기로 북측과 합의했고 이번 면담에서 현대와 북한이 추진중인 각종 경협현안의 대부분이 결정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사태 와중에 정의장이 부득이 방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사실은 이 때문”이라며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정의장은 김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금강산 관광개발사업 확대와 특별경제지구지정,금강산 밸리 사업 등 경협 현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정 의장의 이번방북에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김충식 현대상선 사장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방북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정의장은 7일께 귀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sooyeon@fnnews.com 배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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