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서울수도권의 경우 연초대비 지난 3일 현재 전셋값 상승률이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매매가는 상반기 1.5%에 그쳐 연간 2.5%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수도권 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56%를 상회하고 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중반에 전셋값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전셋값 비중이 매매가의 50%를 넘어선 경우가 있었다. 전셋값 비중이 높아지면 이어 매매가격이 폭등,다시 이 비율이 50% 이하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일부지역에서 소형평형의 경우 80% 수준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가격 폭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재건축아파트나 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지만 전체적인 매매가 동향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일부에서는 10% 미만의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갚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세금을 받더라도 그 운용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임대를 통해 좀 더 고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이 때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전환율이 연간 18∼24%에 이르기 때문에 주거임대료가 인상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처럼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매매가는 정체되는 현상은 매매에 따른 기대차익이 감소함에 따라 매수 수요는 없는 반면 아파트라는 상품의 사용가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생활의 공간으로서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가 선호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매매가가 상승하면서 전세 매매비율을 떨어뜨릴 것인가. 만약 과거와 같은 경향이 되풀이된다면 사실 부동산가격 폭등과 이에 따른 조정국면이 발생할 것이다. 이럴 가능성은 농후하다.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자산가치에 경제성장률을 반영하게 되고 주택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상당 폭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전세와 매매간 가격차가 좁혀지면 대출 등을 통해 전세수요가 대거 매매수요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것은 매매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고 현재와 같이 매매가가 정체된 경우에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각종 비용을 부담하고 싶은 욕구가 억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소위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진행될 수밖에 없어 올 상반기 매매가 상승률이 높았던 용산구의 경우는 매매가는 서울지역 평균상승률보다 높았던 반면 전셋값은 평균상승률보다 낮아 전세 매매비중이 48.3% 수준을 보인 반면,상반기 전셋값은 16.8%나 올랐으나 3%의 매매가 상승률만 기록한 노원구는 전세 매매비중이 연초보다 8.1%포인트나 오른 65.9%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즉 향후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은 전세에서 매매 전환이 활발해지고,그렇지 않은 지역은 여전히 전세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 김희선(金希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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