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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先분리 後자구안' 가닥…자구계획은 내주 제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9 04:54

수정 2014.11.07 13:25


현대 구조조정위원회는 원활하고도 신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계열분리안을 이번주중에 발표하고 자구계획안을 다음주중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제출하는 2단계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9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어제 자구계획안을 19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자동차와 중공업 계열분리안을 빠르면 11일 중 발표하고 자구계획안은 다음주중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공문 내용에는 특정 인사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경영진 문책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경영진 퇴진 문제를 당장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10일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및 채권단과 조율을 거쳐 계열분리안 공식발표와 자구계획안 제출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열분리안=현대는 자동차 계열분리 방안의 경우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9.1% 가운데 6.1%에 대해 매각 완료 시점까지 의결권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순차적인 매각 쪽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의견 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또 당초 2003년으로 예정된 중공업 계열분리도 가급적 2001년까지 대폭 앞당긴다는 원칙을 세우고 지분 및 지급보증 관계 해소 제시 일정을 마련중이다. 특히 중공업 계열분리의 경우 현대건설 6.93%와 현대상선 12.46% 등 보유 중공업 지분 처리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구계획안=자구계획안의 핵심은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유가증권 매각 비중을 늘리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당장 현대건설 보유 상선 지분 23.86%의 매각 문제가 현대와 채권단 사이에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대건설 지분 7.82%를 소유해 최대주주인 정의장은 상선을 매개로 상선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전자(10.06%),증권(16.65%),엘리베이터(7.9),고려산업개발(4.91%) 등 각 계열사를 장악해왔다. 건설이 상선 지분을 매각한다면 정의장이 각 계열사를 조종해온 연결 고리가 사라져 정의장의 그룹 장악력이 현저히 약화되는 ‘아킬레스 건’이다. 현대그룹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증권시장 침체로 중공업과 상선 주식 시장가가 낮은 수준”이라며 “현대건설 보유 상선 지분 23.86%,중공업 지분 6.9% 등을 교환사채(EB)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대의 건설 보유 상선과 중공업 지분 교환사채 발행 방안에 대해 채권단의 입장이 자구계획안 수용 여부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이밖에 보유중인 고려산업개발(2.82%) 등 상장주식을 다음달 중 장중 매각하고 비상장주식은 연내 지분양도 방식으로 정리하는 등 유가증권 매각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안을 채권단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는 또 정의장의 상선 지분(4.7%)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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