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계열 제조업체 중 6개 계열사를 비롯해 우리나라 제조업체 4개 중 평균 1개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99년 중 제조업의 현금흐름 분석’에 따르면 3700여 제조업체 가운데 금융비용보상비율이 100%에 미달하는 곳은 920여개 업체로 24.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4대그룹 계열사는 현대 6개?^삼성?^LG 각 1개 등 8개사로 집계됐다.
금융비용 대비 영업활동 현금수입을 나타내는 금융비용보상비율은 98년에 비해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제조업 전체의 금융비용보상비율은 99년 253.9%로 98년의 194.5%보다 높아졌다.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를 제외한 비율은 231.9%로 집계됐다.
금융비용보상비율이 100%에 미달하는 업체 비중은 98년 32.1%보다 낮아진 반면 1000%를 초과하는 업체비중은 99년 16.1%로 98년의 7.9%보다 높아졌다.
제조업체의 금융보상비율이 낮아진 것은 업체들의 현금수입이 늘어나면서 차입금을 상환한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제조업체들은 평균 94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98년 제조업체의 평균 차입금은 19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업체들의 금융비용부담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 차입금 상환을 더 많이 했어야 하는데 유가증권 투자를 더 많이 한 것이 문제”라면서 “금년에 차입금이 다시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지난해가 차입금 상환의 적기였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평균 유형자산 처분 규모는 지난해 18억9000만원으로 차입금 상환액 94억1000만원의 20%에 그쳐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저조함을 나타냈다.
반면 유가증권 투자는 처분손익을 제외한 취득원가 기준으로 평균 43억7000만원이 늘어나 유형자산 순투자 48억2000만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대그룹 계열사의 유상증자 물량을 계열사간에 주고 받은 데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제조업체의 99년 중 평균 영업활동 현금 수입은 전년보다 34.4% 늘어난 115억원에 달하고 현금지출은 34.8% 감소한 75억원으로 현금흐름 개선 요인이 있었으나 차입금 상환이 94억원 늘어난데 따라 제조업체의 현금은 1년전보다 평균 3억7000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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