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르노의 삼성차 인수에 이어 대우·쌍용차마저 포드로 넘어갈 경우 유일한 국내업체로 자리잡게 될 현대차로서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향후 기본운영방향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대회의실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정덕영 상근부회장의 이임식이 있었다.그러나 후속 상근부회장의 취임식은 당분간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협회 관계자는 “현재 산업자원부 국장 등 4∼5명이 상근부회장 인선 물망에 올라있으나 회원사간의 의견 대립으로 아직 선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 관료 출신의 실력자가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협회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당분간 공석으로 나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그동안 현대·기아차는 협회의 인력 및 사업범위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8월말 출범예정인 르노-삼성차가 회원사 진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대·기아차는 외국사와 기본 입장이 전혀 달라 회원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뒤 “유일한 국내업체로 남게 될 현대가 엄청난 협회 분담금을 내면서 외국업체와 통계 등 기존정보를 공유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드와 르노는 몇십만대의 내수시장을 보고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몇천대 규모의 수입차를 위해 관세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상기능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협회 설립이후 12년동안 자동차산업의 육성을 위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해왔다”며 “현재 현대차가 보이는 행동은 옛 공은 무시한 채 현실만 직시하는 너무나 이기주의적인 처사”라고 불평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