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캐디들의 노조 설립이 골프장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캐디노조가 설립된 곳은 부산,대둔산,관악,충남 프레야,88,한성 CC 등 10여 곳. 일용직인 캐디들이 노조 설립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법상 회사로부터 지시, 관리를 받는 노동자로 인정됐기 때문.
또한 특수 고용관계에 있는 여성근로자들의 법적 보호가 다음달 입법 예고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캐디들의 노조설립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캐디들은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골프장측에 계속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 90년 2월1일 유성CC 캐디들이 노조설립을 놓고 법정까지 가는 투쟁을 벌였으나 법원의‘ 캐디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판결로 노조 설립이 이뤄지지 못했다.
캐디들이 노조를 설립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첫째는 고용안정이다.
정식 직원이 아닌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해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은 산업재해 보장을 받기 위해서다.
위험속에 노출되어 있는 캐디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입은 산업재해에 대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캐디는 “손님이 친 볼에 얼굴을 맞아 크게 부상을 입어도 보상 받을 수 없다. 회사측에서는 본인의 실수로 여기거나 기껏해야 손님에게 치료비를 부탁하는 게 전부다. 특히 자신이 산재보험에 들었다 해도 부상에 따른 근로 수당 등은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다”며 산재처리에 불만을 나타냈다.
며칠 전에도 남서울CC에 근무하는 캐디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 산업재해 처리 여부가 골프장업계에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장측은 캐디들의 노조설립에 대해 “캐디들은 회사로부터 어떠한 명목의 임금이나 자신들의 수입에 대하여 세금도 내지않고 있다. 또한 18홀 기준 200명에 이르는 캐디들을 정식직원으로 인정,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 msj@fnnews.com 문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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