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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를 살리자] <4>전기 전자…반도체,부품수입 의존 '모래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23 04:58

수정 2014.11.07 13:12


‘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전기전자 업체들의 올 상반기 수출규모는 510억달러. 실물경제의 ‘등뼈 산업’답게 국내 총 수출규모중 무려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신 3고현상으로 경기 전반에 먹구름이 낀 상태지만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기상도는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컴퓨터 자기헤드 등 전자부품과 저항기·콘덴서 등 전기부품의 수출은 마치 ‘순풍의 돛’을 단 듯하다. 그러나 전기 전자업체들의 이러한 외형과 달리 이면에는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국내 수출·내수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전자업종의 경우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아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 완제품을 제조하기 위한 기초부품의 수입의존도가 커 무역수지 적자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아직도 기술경쟁력면에서 일본·미국에 뒤처져 신기술개발의 후진성을 노출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악재가 돌발변수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출위주의 외형성장은 실물경제 부양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를 살리기위한 전기 전자업종의 최상의 처방전은 반도체 의존도와 기초부품 수입의존도에서 벗어나기위한 자생력 확보가 최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편중된 구조 개편이 과제=올 상반기 반도체 칩을 비롯해 실리콘웨이퍼·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박막액정표시장치(LCD) 등 반도체 관련부품 수출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반도체가 국내 최대 효자품목으로 공인받고 있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은 2·4분기 수출규모중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이 산업용 전자기기·가전제품을 합친 수출규모보다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반도체 관련 부품의 매출규모는 초매머드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반해 스피커·축전지 등 기능부품과 스위치·커넥터 등 가구부품의 수출은 2억달러로 대조적 양상을 띠고 있다.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오디오·비디오 등 영상제품도 1억9000달러로 반도체에 비해 2%수준에 머물고 있다.

극단적으로 국제경기 악화로 반도체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 때 국내 산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홍순형 중소기협중앙회 상무는 “전자 산업 골고루 경쟁력을 확보할 때 국가경제가 커질 수 있는데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심하다”며 “업종의 구조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최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기초부품 수입 의존도 탈피도 관건=올 1·4분기에 전자산업의 총수출규모가 149억달러인데 반해 수입규모는100억달러다. 지난해와 수출·수입비율을 비교하면 수출비율이 36% 증가한데 반해 수입비율은 49% 증가했다.

결국 수출보다 수입비율이 더 높아지면서 국내 무역수지 적자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미국에 기초부품을 수입한 규모는 산업용 전자부품 32억달러,전자부품63억달러,가정용 기기 3억달러 등이다. 완제품을 수출한후 창출된 수익과 완제품을 제조하기위해 수입한 기초부품의 결손을 합하면 별로 ‘남는 장사’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수입문제는 심지어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반도체칩과 실리콘웨이퍼 등 반도체 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현대전자는 지난해 4조원에 달하는 수출을 했지만 2조원의 부품을 수입해야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초부품 수입을 줄이기위해 벤처기업을 중심으로한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정대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일본 등 기술선진국에 대한 기초부품 수입의존도가 높아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된다”며 “현재 1000개가 넘는 기초부품 제조업체들의 기술력 제고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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