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부 전반기 최대 공로는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시킨 점이다.외환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외환보유액을 900억달러 이상으로 확충하였으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암울했던 경제를 지난 해 10.7%의 성장률을 실현시키는 등 정상궤도로 끌어올렸다.
경제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혁에 있어서도 외견상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5개 부실은행을 비롯해 400여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했고 상장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을 98년 272%에서 150%로 낮추는 등 기업의 재무구조 건전화에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은 외환위기 극복과 빠른 경제회복으로 대외 신인도도 개선되어 무디스·S&P 등의 국제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국가 및 주요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 받았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먼저 금융구조조정 결과를 보면 100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BIS 비율을 높였지만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향상된 것은 없고 아직도 엄청난 부실자산 때문에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외견상 부채비율이 줄었지만 금융비용 부담률이 외환위기 전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고 제조업체의 25%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처지에 놓여있다.마땅히 정리되어야 할 부실기업을 과감히 정리하지 못하고 워크아웃이나 화의기업으로 선정하여 구제하는 데만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부실기업이 회생되는 것은 고사하고 금융부실만 더 키워왔다.
국민 삶의 질과 관련이 있는 소득분배와 고용구조도 아직 갈 길이 멀다.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소득분배구조가 현저히 악화됐다.실업률도 지난해 2월 8.6%에서 3%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총 고용인력의 53%가 일용직이어서 고용불안은 여전하다.
김대중 정부 전반기의 개혁성과,그것은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큰 공로에도 불구하고 개혁을 위한 정책들이 근본은 해결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과 일관성의 결여로 그 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남은 후반기 확고한 정책방향과 의지를 가지고 구조개혁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