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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히든카드'…˝200조 신용카드시장을 잡아라˝


(주)SK가 평화은행의 신용카드 부문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200조원 규모의 카드시장을 놓고 대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생존을 위해 은행들의 카드자회사 매각 바람이 불고 있는 데다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대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알짜사업을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쏟아지는 매물=2일 평화은행은 (주)SK와 신용카드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도 경영 정상화 계획에 자회사인 외환카드의 매각을 포함시켰다. 외환은행은 향후 자본확충 실적 정도에 따라 보유지분 전량 매각과 일부 매각 중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대우가 운영해왔던 다이너스카드는 이미 오래전에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업계는 평화은행의 카드사업 매각 여파가 다른 은행들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평화은행이 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돈이 되는’ 카드사업 부문까지 매각하는 판국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은행들의 카드사업 추가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대기업들의 카드시장 진출 봇물=업계에서는 (주)SK의 카드업 진출을 계기로 그동안 카드시장 진출을 노려왔던 현대그룹이 다이너스카드 인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열사 상호지급보증 문제만 해결되면 현대의 다이너스카드 인수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의 카드진출은 정부의 승인 보류로 카드시장에 입맛만 다시고 있던 대기업들에는 반가운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대기업들의 자회사 설립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존 카드사 인수위주로 대기업 참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꾸준히 카드시장에 문을 두드려 왔던 롯데도 외환카드나 다이너스카드를 놓고 한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롯데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대보다 정부규제에 자유로운 입장이어서 신격호 회장이 결정만 하면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치열해지는 경쟁=업계에서는 SK의 카드사업 진출에 바짝 긴장해 있다. SK가 운영하고 있는 OK캐쉬백의 경우 회원수가 이미 600만에 달하고 있고 최근에는 종로서적과도 협약을 맺어 도서구입시에도 OK캐쉬백 포인트를 적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기존 카드사들은 아무런 기준없이 너도나도 카드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향후 전개될 치열한 시장경쟁을 염려했다.

LG카드 권오억 부장은 “올 하반기나 늦어도 2001년 초에는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돈이 된다고 무작정 뛰어들거나 정부도 무작정 규제를 풀어준다면 결국 카드업계의 부실만 키워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