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킨교수 대담]경제지표와 실물경기의 괴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5 05:10

수정 2014.11.07 12:39


건전한 거시경제지표가 한국경제를 대변할 수는 없다.거시경제지표를 뒷받침하는 부문별 변수는 우려할 부분이 있으나 거시경제지표는 양호하다는 정부의 주장도 최근 수그러들고 있다.현 경제팀도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보기 시작했다.이는 최근 한보철강 매입계약 파기,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국제유가상승,반도체 가격하락 등 외부요인과 함께 지지부진한 개혁,도덕적 해이라는 내부 요인이 겹쳐 경제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IMF 위기로 시련을 겪었던 우리 경제가 단 1년 만에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가 했더니 다시 곳곳에서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과거 멕시코의 경우처럼 점점 개혁이 무뎌지고 3년만에 다시 위기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경우가 찾아오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총유동성(M3) 증가율이 여전히 경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면서 신용증가 둔화가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또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지역 경기둔화가 예상되고 정보통신산업의 수요부진이 우려됨에 따라 향후 경제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산업활동동향=경제지표상의 경기는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3개월째 상승했으며 지난 97년 12월 100.8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또 향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전년 같은달 대비 전월차는 -0.1로 99년 11월부터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7월 -0.3% 보다는 하락폭이 감소했다.또 생산과 출하는 높은 수출증가세와 반도체·사무회계용 기계의 내수 호조로 각각 24.1%와 24.8% 증가했다.평균가동률도 기계장비와 사무회계용 기계,석유정제 등의 가동이 늘어 전달보다 1%포인트 높은 82.1%를 기록,96년 5월(83.4%)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투자는 정보통신 관련 부문의 투자지속과 산업용 기계 등의 투자확대로 34.8% 증가했다.

◇거시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경제전문가들은 생산,출하 등의 지표는 좋지만 현재의 경기는 외부 충격에서 급격하게 반등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일 뿐 활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내수와 별개로 수출이 물량증가와 단가인상으로 늘어나면서 지표상의 호경기를 연출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전망 당시 상반기에 경기가 조정을 거친 뒤 하반기에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여건상 99년도의 활황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현재의 원화 절상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물가인상=물가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에는 의보수가 추가인상·전기료·상하수도 요금 및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이 인상될 예정이다.재정경제부가 발표한 ‘9월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8월보다 1.5% 올라 9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지난 99년 말과 비교하면 3.5%가,99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3.9%가 각각 상승했다.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8월대비 2.3%,99년말 대비 5.2%가 올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이에 따라 올들어 9월까지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해 연간 목표치 2.5%에 다가서고 있다.생산자물가도 8월대비 0.6%,99년말 대비 1.2%,99년 동월대비 2.5%가 각각 올랐다.

/ hsyang@fnnews.com 양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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