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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판정' 카운트다운]은행권의 고민


시중은행들이 고민하고 있다.

부실기업을 많이 떠안고 있는 한빛·조흥·서울·외환은행 등은 서둘러 퇴출대상 기업을 가리는 작업에 나서는 한편 퇴출작업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규모 산정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여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민·주택·신한은행 등은 이번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더라도 추가 충당금 적립은 그리 많지 않다며 기존 여신관리방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여신의 경우 은행마다 대출금의 많고 적음에 차이가 있을 뿐 서로 얽혀있어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업퇴출과 전혀 무관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퇴출기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늦어도 이달말까지 여신취급 임직원을 제외한 외부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신용위험평가위원회를 구성,퇴출기업을 선별하기로 했다.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기준안중 ‘최근 3년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 규정은 개념자체가 모호해 한은 등 관계기관의 유권해석을 받아 기업퇴출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은행들은 이달말까지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계속지원 또는 퇴출여부를 가린뒤 퇴출기업은 11월부터 법정관리 등을 통해 정리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규모 기업여신이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법정관리·화의업체가 다른 은행에 비해 많은 은행들은 부실기업 퇴출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이는 은행측이 부실기업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거나 청산절차를 밟지 않는 한 부실부문이 그대로 해당 은행의 자산과 부채에 반영되기 때문.특히 한빛·조흥·서울·외환은행의 경우 충당금 적립규모가 평균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져 부실기업 퇴출이후 쌓게 될 충당금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따라 은행부실을 털어 정상화시키는 은행구조조정이 정부 계획대로 오는 11월중에 끝날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구조조정이 금융구조조정의 전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빛은행의 경우 고합·갑을·벽산건설 등 9개 워크아웃 기업을 포함해 (주)대우·대우통신 등 5개 대우계열사,법정관리 및 화의업체,500억원이상 대출업체가 많다.

조흥은행도 쌍용건설·남광토건·충남방적 등 모두 9개의 워크아웃 기업과 대우계열인 쌍용자동차,500억원 이상 대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행은 이날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32개(대우계열 제외) 워크아웃 기업중 퇴출대상으로 발표한 5개사중 D사,J사 등 주거래관계인 2개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워크아웃 1개사(신원),대우계열 2개사(경남기업·오리온전기) 등 부실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500억원이상 거액 대출이 시중은행중 높은 편이어서 추가 자금부담이 불가피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 건전여신이 많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화의 등이 적은 국민·주택·신한·하나 등은 이번 금융감독위원회 안에 따라 퇴출여부를 결정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워크아웃 기업이 도덕적 해이를 보이며 은행권의 구조조정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아예 자금지원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주택·하나·한미은행 등도 기존 기업부실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100% 쌓았기 때문에 일부 기업이 퇴출되더라도 손실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