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MT-2000 복수표준 선택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6 05:10

수정 2014.11.07 12:38


지난 1년 가까이 사업자 선정방식을 놓고 논란을 거듭해 오던 3세대 이동통신 IMT-2000 사업이 다시 기술표준방식의 선정을 두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IMT-2000의 기술표준은 크게 동기식과 비동기식이 있다. 동기식은 우리가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하여 세계적인 기술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미국 중심의 기술표준이어서 시장이 적다는 것이고,반면에 비동기식은 아직 우리기술의 개발이 완료되진 않았으나 유럽과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택할 기술표준이어서 시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출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비동기식을 택해야 하나 우리가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고 작지만 확실한 미국 시장을 가지고 있는 동기식을 포기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대다수의 제조업체들은 동기식을 원하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논쟁의 핵심은 동기식과 비동기식 기술표준 중에서 우리나라는 두 가지를 다 택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반해 현재 IMT-2000 서비스사업자로 유력시되는 SK·LG·한국통신이 모두 비동기식을 원한다는 것이다.따라서 적어도 한 서비스 업체로 하여금 동기식을 선택하도록 해야하는데 그것이 업계 자율적으로 결정되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게 문제다.

이 문제의 해결에 있어 선택기준은 소비자의 후생,통신산업의 발전,관련업체의 경쟁력과 사업전망 등이 되어야 할진대,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정부가 이미 천명한대로 복수표준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것 같다.

다만 어떤 서비스업체로 하여금 동기식을 선택하도록 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인데,가장 바람직스러운 것은 시장 원리에 의해 업체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할 때,남은 방법은 정부가 개입해서 한 업체로 하여금 동기식을 택하도록 설득하거나 또 다른 시장접근 방법을 모색하는 수 뿐이다.우선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방법은 후에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정부가 무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이다.시장접근 방법은 동기식을 택하는 업체에 출연금을 대폭 경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경쟁을 도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경쟁방식은 비동기식을 경쟁에 의해서 두 업체에 배정하고 동기식은 탈락한 나머지 업체나 신규업체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