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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큰연구소 특별기고]동북아와 동남아 민간개혁 비교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8 05:10

수정 2014.11.07 12:37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이를 살펴보자. 인도네시아에는 화교의 상거래 조직이 도처에 뻗어 있다. 화교의 사업조직은 모호한 계약 아래 엉성한 상태로 연결돼 있으며 계약을 어기면 법 보다 개인적인 제재나 공동체 차원의 제재로 다스린다. 이런 식의 조직에서는 강제로 한 무리를 만들거나 외부인이 돈으로 흡수하는 일이 일어나기 힘들다. 게다가 이런 식의 느슨하게 얽힌 조직은 자기 명의로 외부에서 돈을 꾸기도 어렵다. 이런 점에서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 중 인도네시아가 경제회복에 가장 어려움을 겪은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한국엔 인도네시아에 없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주주 지배권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자본구조를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했다. 외부 투자가는 명시적인 소유 자산에 대한 지배권을 살 수 있다. 투명성·회계책임·기업지배상의 의문 등이 모두 자본유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이 됐다.


이런 식으로 변화함으로써 이전의 (족벌식) 경영체제 보다 더 쉽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며 위험감수 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은 현재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것이 있다.


재벌을 소유한 족벌 경영인들의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축소해 더 이상 자신들의 부를 이용해 쌓은 막강한 정치·사회적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적 변혁이 일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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