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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2차구조조정 급류탈 듯


대한생명과 현대생명에 대한 정부의 처리방침이 밝혀짐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의 재편구도도 보다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생보사 2차 구조조정도 급류를 탈 전망이다.

◇해외매각으로 기운 대한생명=정부가 대한생명을 해외매각키로 한 것은 국내 인수업체가 마땅치 않은데다 공적자금 회수나 생보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생을 인수할 수 있는 국내 업체로는 산업은행과 SK그룹 정도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형 보험사를 국책은행에 넘기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고, SK쪽에 넘기는 것도 재벌의 금융독점이라는 시비가 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산은과 SK가 대생 인수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대생에 실사단까지 파견했던 SK는 최근 IMT-2000사업이 계속 연기되면서 인수전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생을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이보다는 중소형 부실생보사를 참여시키는게 낫다고 판단, 방향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조정 1순위 현대생명=현대생명의 경우는 9월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마이너스 5500%가 넘어 부실 생보사의 대명사가 됐다. 더구나 지난 2월 현대가 한국과 조선생명을 인수할 당시 정부와 약속했던 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현대는 증자는 고사하고 ‘증자계획안’ 제출조차 세차례나 미뤘다. 이는 현대생명의 계열분리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수월치 않은데다 현대그룹 자체가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대생명은 현재 주인이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며 “증자계획안 제출 연기는 이달이 마지막”이라고 말해 현대생명 처리를 더이상 늦추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지급여력 미달 8개사도 구조조정 급류=금감원이 보통 분기결산후 1개월이 지나서 보고받던 지급여력비율을 이번 9월말 반기결산의 경우 이례적으로 추정치를 동원해 급하게 조사한 결과, 대한과 현대생명외에도 흥국·SK·럭키·삼신·신한·한일·서울보증·리젠트화재 등 8개 보험사가 지급여력 기준비율인 100%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매각이나 합병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결국 대부분은 정부가 제시한 2차 금융구조조정 청사진의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 급류에 휩쓸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로는 신한생명은 신한은행과 동양캐피탈로부터 최근 215억원의 후순위차입을 하고도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에는 10억여원이 모자랐고, 국민과 한덕생명을 인수해 중견보험사로 자리잡은 SK생명도 주식평가손이 커지면서 지급여력비율 100%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SK는 지난 7일 500억원의 후순위차입에 성공해 이번 위기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흥국생명은 이달안으로 금감원에 제출하기로 돼있는 증자계획서의 내용에 따라 적기시정조치 부과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한차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삼신생명은 다음달까지 증자에 실패할 경우 현대생명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럭키생명은 현재 미국 하트포트로 부터 추진중인 500억원의 외자유치 성사 여부가 생사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