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지구촌 기업·기업인―아그파코리아 피터 제임스 갤브레이스 사장]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17 05:13

수정 2014.11.07 12:29


아그파코리아는 올해로 지사설립 9년째를 맞이하고 있다.그동안 계열회사도 생겨났으며 종업원 수도 꾸준히 늘어 150명을 넘어섰다.
매출액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886억원, 올해는 1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아그파코리아 측은 예상하고 있다.

피터 제임스 갤브레이스 사장(42)은 “보수적 접근으로 안정경영 제일주의를 추구해왔다”며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 결과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그파코리아는 사실 일반 사진촬영용 필름보다 진단촬영용 필름, 항공기·교각 등의 비파괴검사용 필름, 영화 컬러복사용 필름 등 산업용 필름부문과 그래픽분야의 토털시스템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아그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갤브레이스 사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으로 남아프리카 대학을 졸업했다.그 뒤 바이엘 남아프리카 지사의 아그파 관련 재무·행정·물류 업무 총책임자를 거쳐 97년 아그파코리아의 재무관리 이사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지난해 8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제조업체로 우뚝서다=아그파코리아는 지난 96년 아그파-게바트 그룹(이하 아그파그룹)이 독일 훽스트사로부터 PS 인쇄판 사업을 인수하면서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했다.같은해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에 한국아그파산업을 설립, 생산공장을 갖춰 제조업체로서의 기반을 마련했다.이 회사는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추고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옵셋 인쇄판을 국내 최초로 생산·판매하게 됐다.

그러나 다음 해인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이 깊은 경제불황에 빠져들자 아그파코리아는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갤브레이스 사장은 “지난해에는 1313일의 무재해 기록을 달성해 모범업체로 평가받고 있고 뉴질랜드 등에 350만달러 어치를 수출해 한국 정부로부터 상도 받았다”며 “현재는 연간 2000만달러의 수입대체 효과와 고용창출로 한국 경제발전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올해에는 동남아로 시장을 다변화해 6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며 아그파그룹에서도 증가하는 수출물량과 우수한 품질관리를 인정, 제2 생산라인 설립을 검토중이다.

◇‘디지털’이 미래의 희망=아그파코리아의 사훈이자 경영이념은 ‘디지털 이미징 리더’.실제로 아그파그룹은 매출액의 5%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중 대부분이 디지털과 그래픽 시스템 등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갤브레이스 사장의 설명이다.아날로그 부문에서 돈을 벌어 디지털부문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아그파는 필름 정도 생산하는 아날로그형 회사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디지털부문 매출이 전체의 25%에 이르고 스캐너를 만든 지도 13년이 됐다”며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사업 역량을 디지털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한국의 IT기술 수준은 뛰어나며 발전 속도는 세계 최고”라고 평가하고 “아그파코리아는 역동적인 한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개발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그파그룹은 산업용 필름 등 기존 아날로그 부문도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다양한 품목을 생산해 1위 자리를 고수한다는 전략을 수립,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아날로그 부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익은 나눠야=갤브레이스 사장은 “종업원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영자의 임무”라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넌지시 밝혔다.

그는 따라서 수익은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하며 회사는 종업원 개개인의 실적을 평가,적절한 이익을 배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남녀차별은 있을 수 없으며 오직 능력에 따라 성과를 재분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아그파코리아는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업계획과 실적 등 경영전반에 대한 정보를 모든 종업원들이 공유하는 ‘오픈포럼’을 열어 사내의사소통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종업원과 회사가 공동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사회의 장애인이나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일정부분 기여할 생각”이라며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대한 뜻을 밝혔다.구체적인 기여 방법은 직접적인 기부행위 등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종업원들의 사회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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