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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동아시아서 정치적 역할 증대 모색


유럽연합(EU) 정상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한 경제진출에 걸맞게 유럽의 정치적 역할도 늘려야 한다는 인식아래 이번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다.

동유럽 국가의 신규 회원 가입·유로화 출범·발칸 지역의 불안정 등 내부현안에 몰두하고 있는 EU는 당분간 아시아인들로부터 ‘대화 증진’ 약속 이상의 것을 제시하라는 압력을 거세게 받을 전망이다.

브뤼셀에 소재한 유럽아시아연구소 빌렘 반 데르 기스트 소장은 17일 “EU의 지적 에너지 가운데 98%가 EU 확대,신규 회원국을 위한 EU 내부의 정부간 협상,외교·안보정책 공동수립 등에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 외교·안보정책이 동아시아 지역과의 관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해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아셈으로 불리는 서울 정상회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정상회의에 앞서 작성한 내부 문건에서 서울 회의가 “향후 10년간의 아시아·유럽 동반자 관계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EU는 ▲안보분야 교류 활성화 ▲무역·사회정책과 경제현안에 대한 대화·협력 증진 ▲교육 분야 교류 강화 ▲소비자 보호 분야의 협력 ▲아셈 확대 가능성 등 5가지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집행위의 내부 문건은 또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아시아·유럽 관계를 확인,심화시키고 아셈의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지도자들은 뭔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냉전 시절 미국의 보호를 받아온 동아시아 지도자들은 또 미국에 맞서 균형을 이뤄줄 수 있는 유럽의 능력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덧붙였다.

반 데르 기스 소장은 그러나 “경제적 중요성과 정치적 중요성 사이에는 분명한 불균형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EU의 아시아 역내 정치 활동의 대부분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국가의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코뮈니케를 발표하는데 국한돼왔다.


유럽 인권감시기구는 앞으로도 인권침해 국가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인권감시기구의 브뤼셀 지부장 로테 라히트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면 무역과 경제 협력도 분명히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분쟁을 억제하기 위해 6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은 신속대응군이 동티모르와 같은 역내 분쟁지에도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브뤼셀=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