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달려라 TSR(1)]동북아 대동맥 관통 러시아 협조가 관건



지난 96년 방콕에서 열린 제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양대륙 정상들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운송기반 시설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아시아육상운송개발(ALTID)’프로젝트다.

ALTID프로젝트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통합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아시아 횡단도로, 아시아 횡단철도(TAR), 육상운송 증진방안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양대륙 정상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방안은 단연 TAR 구축이다.

중국-러시아-몽고-한반도를 잇는 TAR 북부 노선, 즉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구축이야말로 동북아 통합운송시스템의 구현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목포와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철도, 중국대륙 횡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이 서로 연계되어 통합운영된다면 한국과 일본에서 유럽과 중동으로 운송되는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선박 대신 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화주들의 운송수단 선택이 다양해진다.

이렇게 될 경우 해상운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 등의 측면에서 경제성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구상을 실현에 옮기기 위해서는 재원도 재원이거니와 무엇보다 관련 당사국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경의선 복원공사는 남북한간 문제여서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TSR 활용에는 러시아의 협조가 결정적이다.

지난 17∼20일 4일간 평양에서 열린 제3차 조·러 경제공동회의에서 러시아는 북한측에 “경의선보다는 경원선이 북한에 이로울 것”이라는 견해를 강력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는 그 근거로 ▲환적 비용이 북한에 고스란히 떨어질 것이며 ▲원부자재의 수송에 따른 부대이익 및 효과가 경의선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러시아측은 TSR 공유와 관련해 정부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힌 바 없다. 다만 최근 들어 한반도횡단철도(TKR)를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계하는 방안을 한국측이 검토하기 시작하자 비공식적인 언급을 내놓는 등 일부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러시아 교통부는 올해 철도예산에 1000억루블(약 4조2800억원)을 배정해 놓고 있다.
이는 러시아 철도연장 12만590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로 미루어 러시아는 철도 관련 해외투자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정부가 향후 러시아를 상대로 TSR 관련 교섭을 벌일 경우 이같은 러시아 내부의 경제사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