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船社 선박발주 ´딜레마´


국내 선사들이 신규 선박 건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선사들은 지금같은 호황기가 외환위기 이후 전면 중단된 신조선 발주의 적기로 판단하면서도 배 한척을 건조하면 가뜩이나 높은 부채비율이 보통 수십퍼센트씩 뛰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사들은 지난 97년 13척을 끝으로 98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척의 선박도 발주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98년에는 IMF 체제아래서 해외로부터의 금융도입이 사실상 중단됐고 세계 해운의 호황기인 지난해와 올해는 정부의 부채비율 축소 방침에 철퇴를 맞을 까 선박 건조에 나서지 못했다. 실제 해운업계는 지난 2년간 유상증자, 선박자산 매각, 신규투자 억제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97년 7166%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98년 714%, 지난해 339%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당장 신조선 발주를 하지 않으면 세계경기 호황으로 증가하는 수출물동량을 수용할 수 없어 해외선사에 맡겨야 할 뿐만 아니라 선박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해운 호황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잃어버릴까 걱정하고 있다. 또 선박확보 경쟁으로 컨테이너선 등 조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운기업의 선복량 축소는 국가의 중요한 전략물자나 수출입 화물의 수송권을 선박과 함께 해외기업에 넘겨주게 되고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외화수입원을 포기하는 국가경제적 손실로 귀결되고 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선사들은 신조선 발주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어서 고민만 쌓여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 건조자금이 2억달러가 넘는 등 대부분 척당 수천만달러가 들어 신조선을 발주할 경우 정부가 요구하는 부채비율 200%를 넘길 것이 뻔한데다 정부의 부실기업 판정을 앞두고 난무하고 있는 악성 루머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 H해운은 최근 퇴출업체로 거론돼 모증권전문사이트를 통해 ‘퇴출과 무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사들이 올해 LNG선을 대거 도입하면서 평균 부채비율이 지난해보다 100%가량 뛰면서 올해 해운시황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발주에 나서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