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美대선 족집게 ´다우´ ˝고어가 대권 차지˝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2 05:17

수정 2014.11.07 12:16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앨 고어.”

뉴욕 증시의 다우 존스 지수가 4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이렇게 예언했다. 다우의 예언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에게는 불길한 징조다.

1일 뉴욕타임스는 다우지수가 지난 1897년 등장한 이래 25차례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22번을 맞춘 ‘용한’ 예언자라고 보도했다. 무려 88%의 적중률이다.

투표일 직전인 지난달말의 다우지수가 7월말 보다 높으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되고, 그 반대면 낙선한다는 것이 다우의 예언이다.

올해 다우지수는 지난달 31일 현재 1만971.14 포인트를 기록,7월 말 대비 4.3%의 상승률을 보였다.
예언대로라면 집권당 후보인 고어의 백악관 입성은 따논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그래프 참조>

타임스는 주가와 투표 행위 모두 미래에 대한 미국인들의 감정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다우의 예언력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오름세는 낙관론을 반영하며,이러한 감정은 결국 집권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우의 예언이 100% 족집게는 아니다. 예언이 빗나간 가장 최근의 예는 민주당 휴버트 험프리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이 맞선 지난 68년 선거다.

당시 험프리는 지금 고어처럼 민주당의 현직 부통령으로 출마했으며,8년 만에 다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리처드 닉슨은 절치부심 백악관 탈환을 노리고 있었다.

미국 경제가 이듬해 말까지 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는 점도 올해와 비슷하다. 당연히 다우지수는 험프리의 당선을 예고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타임스는 올해 만약 부시가 승리한다면 이는 “최장기 호황에 젖은 유권자들이 경기 침체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 나머지 경제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의 예언은 1932·1956년 대선에서도 빗나갔다. 대공황 이후 치러진 32년 선거는 주가가 오르긴 올랐으나 대폭락을 회복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또 56년 선거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손쉽게 재선됐다.

다우의 동생뻘인 나스닥의 예언은 형님 만큼 신통치 못하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7월말에 비해 현재 10.5%나 빠진 상태다.
다우의 예언 공식을 대입하면 당연히 집권당 고어의 낙선이다.

그러나 지난 71년 출범 이후 치러진 7번의 선거에서 나스닥은 가까스로 4번을 맞추는 데 그쳤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80·92년 상승세를 탔으나 집권당이 졌고,거꾸로 88년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이 이겨 체면을 구겼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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