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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D-1 재계 표정]'회생' 자신감속 초조감 역력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2 05:18

수정 2014.11.07 12:15


부실기업 퇴출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재계와 대상기업 등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금융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었다.재계는 부실기업정리는 원칙대로 처리해야 하지만 ‘무더기퇴출’이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계했고, 대상기업들은 하나같이 ‘회생’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내부로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계는 회의적=전경련 관계자는 “부실기업은 당연히 퇴출돼야 하나 금융권 체질을 강화하며 자연스럽게 선정하는 순차적인 작업이 필요했다”며 “이벤트성 혹은 사건성으로 일시에 퇴출과 생존기업을 지정, 발표하는 것은 오히려 해당기업의 강한 반발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퇴출기업에 대한 기준이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객관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이라며 “부실기업 퇴출로 금융 경색현상이 풀린다면 다행이나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부실기업 퇴출로 경색이 풀리지 않는다면 은행이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BIS비율맞추기에 급급하는 등 ‘허약체질’때문에 자금시장을 얼어붙게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란 얘기였다.

◇워크아웃 기업들=판정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쌍용양회는 일본 태평양시멘트사와의 외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등 연초 채권단과 약속했던 구조조정안을 성실히 이행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쌍용의 한 관계자는 “외자유치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퇴출로 분류된다면 국가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고합은 일부 언론에 분리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회생’가닥이 잡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합은 채권단 가결비율인 75%를 넘긴 86%의 동의를 받아 회생이 확실시된다고 장담했다.한 관계자는 “자구안으로 울산 1공장의 고순도텔레프탈산(TPA), 단섬유, 폴리에스터 필름 공장의 해외매각을 추진중”이라며 “회사의 진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신원도 판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 외부에 알려지자 “때가 때인 만큼 별 소리가 다 나올 것”이란 말로 일축했다.그러나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표정엔 긴장감이 짙게 배어 나왔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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