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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퇴출-현대號 어떻게 되나]자구계획 시장선 일단 합격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3 05:18

수정 2014.11.07 12:14


현대건설은 3일 기존 자구계획 1조6430억원 외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및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사재출자, 서산농장 처분 등을 골자로 하는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정몽헌 의장은 자신의 전자 1.7%(603억원), 상사 1.22%(9억원) 지분 등 총 612억원중 300억∼400억원을 제3자 배정방식으로 현대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정주영 전명예회장도 자동차 지분 2.69%인 857억원을 매각, 현대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중공업 0.5%(76억7000만원), 상선 0.28%(6억9000만원)도 추가로 매각하게 된다. 3123평 규모의 서산농장은 공시지가 3621억원에 정부에 매각키로 방침을 정했다.

◇실현가능성은 높다=이날 주식시장은 현대건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높게 평가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그동안 4차에 걸친 자구계획안에는 인천철구공장 매각, 이라크 미수채권 등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방안들이 다수 포함됐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자구계획안의 주골자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및 정 전명예회장의 사재출연과 서산농장은 무엇보다 오너의 확고한 의지와 결심이 반영, 실현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건설 고위관계자는 “올해 매출액이 7조원, 영업이익도 8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자구계획을 실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차입금 규모를 4조원 수준으로 줄이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해 자구계획 이행에 총력을 기울일 뜻임을 내비쳤다.

◇내년이 고비=현대건설은 시장의 신뢰상실, 직접금융시장 냉각, 건설경기 침체, 과도한 단기차입금 등 대내외 경영여건의 악화로 차입금의 원활한 만기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는 언제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관측했다. 현대건설의 기업어음이 지난 6월말 6900억원에서 현재 4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나 2001년부터는 외환위기 직후 대량으로 발행된 회사채가 집중적으로 만기도래한다.
올 4·4분기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1800억원에 불과하나 내년에는 1·4분기 3500억원, 2·4분기 3340억원, 3·4분기 4000억원, 4·4분기 7166억원 등 모두 1조8006억원의 회사채가 돌아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건설은 지금보다 앞으로 돌아올 회사채 등이 더 걱정”이라며 “채권단의 지원이 원활치 않을 경우 현대건설의 위기는 또다시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미수금 회수가 불투명하고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의 부실화 가능성, 최근의 수익구조 등을 감안할 때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차입금에서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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