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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퇴출-채권단이 본 현대의 문제점]무감각 무성의 무진실 3무 기업


현대건설은 3일 채권단의 등급분류 발표를 코앞에 두고 끝까지 성의있는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며 ‘버티기’의 표본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끝까지 애먹인다”며 현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을 무감각-무성의-무진실 등 3무 기업으로 지목하고있다.

우선 무감각은 현대측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아닌 구조적 유동성 위기라는 ‘지병’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사태를 보고도 느끼는 게 없는 모양”이라며 “성장시대에 커 온 옛 재벌의 관성이 아직까지 이어져 그때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꼬집었다.

사실 현대건설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처럼 ‘환부’를 일찌감치 도려냈어야 했다.

현대는 구조조정을 위해 올들어서만 다섯번째 자구계획안 발표를 했다. 그나마 무성의한 재탕 삼탕이었다. 참다 못한 정부와 채권단이 거듭된 최후통첩을 하고 끝내 ‘목조이기’에 들어간 것이 최근의 상황이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측이 자구계획안을 내놓는다는 시일을 제대로 지킨적이 없다”며 “그 내용도 해외 미회수 채권 회수, 부동산 매각 등 늘 식상하리 만큼 똑같아 현대건설이 약속한 연말까지 1조원 규모의 채무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자구계획안의 낮은 실현가능성과 실행의지 등은 현대기업을 진실하지 못한 기업으로 낙인찍었다.

지금까지 현대의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된 것은 최근 현대건설 보유의 현대정유-중공업지분 매각, 계동사옥 매각 등 손꼽을 정도다.
차입금 상황도 거짓말이 돼 가고 있다. 지난달 18일 발표한 자구계획안에는 올해안에 총 9888억원의 차입금 상환계획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물대어음을 겨우 막고 있고 기업어음(CP) 연장으로 연명하는 상황에서 차입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