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3일 사재출자·서산농장 처분 등을 골자로 한 5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합의를 보지못했고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도 현대건설의 고강도 자구노력의 부재시 법정관리를 강력시사함에 따라 현대 수뇌부는 보다 강력하고도 시장이 신뢰할만한 자구계획을 새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유동성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인력감축등의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추가자구안 어떤 내용 담을까=정몽헌 의장은 자신의 전자 1.7%(603억원),상사 1.22%(9억원) 지분 등 총 612억원중 일부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현대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주영 전명예회장도 자동차 지분 2.69%(857억원),중공업 0.5%(77억원),상선 0.28%(7억원) 등 사실상 전재산을 현대건설 정상화에 지원할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건설의 최대자산인 3123평 규모의 서산농장 처리는 매각 또는 채권단 담보제공 등 두가지 방향에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서산농장의 채권단 담보제공은 채권단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각 채권금융기관이 분담비율 산정 등 담보제공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구책 실현 가능성 높다=추가자구안은 일단 실효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이날 차입금 만기연장만으로 최소한의 숨통은 터주겠지만 연말까지 약속한 자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법정관리에 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4차에 걸친 자구계획안에는 인천철구공장 매각·이라크 미수채권 등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방안들이 다수 포함됐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추가자구계획의 주 골자가 될 사재출자는 오너의 정상화 의지와 결심이 반영된 만큼 실현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건설 고위관계자는 “올해 매출액이 7조원,영억이익도 8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자구계획을 실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차입금 규모를 4조원 수준으로 줄이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해 자구계획 이행에 총력을 기울일 뜻임을 내비쳤다.
◇내년이 고비= 현대건설의 기업어음이 지난 6월말 6900억원에서 현재 4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나 오는 2001년부터는 외환위기 직후 대량으로 발행된 회사채가 집중적으로 만기도래한다. 올해 4·4분기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1800억원에 불과하나 내년에는 1·4분기 3500억원,2·4분기 3340억원,3·4분기 4000억원,4·4분기 7166억원 등 모두 1조8006억원의 회사채가 돌아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미수금 회수가 불투명하고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최근의 수익구조 등을 감안할 때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차입금에서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지적,인원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의 진행을 촉구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건설은 지금보다 앞으로 돌아올 회사채 등이 더 걱정”이라며 “채권단의 추가지원이 원활치 않을 경우 현대건설의 위기는 또다시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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