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구] 삼성상용차 퇴출에 직원들 격분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4 05:18

수정 2014.11.07 12:14



삼성상용차 직원들이 3일 오후 정부의 2차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최종 퇴출기업으로 확정되자 항의집회를 갖고 생산 트럭 7대에 불을 지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상용차 직원 9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께 회사 정문에 집결, 중장비를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 채 채권단의 퇴출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 중 일부 격앙된 직원들은 오후 5시40분께 회사 완성차 주차장에 보관중이던 ‘야무진’ 트럭(1t) 4대를 중장비로 정문 앞으로 끌고와 페인트로 삼성 이건희회장에 대한 욕설을 적은 뒤 트럭을 때려 부수고 시너를 뿌려 불을 질렀다. 이어 다른 직원들이 ‘야무진’ 트럭 3대를 추가로 끌고 와 삼성 이회장을 성토하며 트럭에 불을 붙였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집회를 마친 후 비상대책위원회는 쇠파이프 등을 소지한 직원 10여명을 정문에 배치,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회사강당인 A관에 모여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비대위는 집행부를 강성으로 바꾸고 정부와 삼성그룹을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대위와 별도로 삼성그룹 계열사중 처음으로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영업직 직원 500여명도 달서구 상인동 노조사무실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회사 김명한 사장은 이날 낮 비대위 간부들과 만나 “경영여건의 악화로 상용차사업을 더이상 할 수 없어 포기하게 될 것”이라며 “그룹 본사의 구조조정본부와 협의해 최대한 직원들의 피해를 줄일 것”이라고만 밝혀 ‘명시적인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는 비대위 관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삼성측이 고용 보장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제시하지 않으면 항의 시위의 수위를 계속 높여 나갈 것”이라며 “삼성은 현재 공장 주차장에 1000대에 가까운 완성차가 있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경력 1개 중대와 소방차 3대를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김대벽기자 dbyuc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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