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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달은 외환 ˝현대 부도를 막아라˝


현대건설과 한배를 탄 외환은행이 동반침몰을 피하기 위해 난리가 났다.

정부는 ‘유사시에는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한 경영권 박탈도 감수하겠다’는 ‘항복문서’를 끝까지 내지 않은 현대건설에 대해 이제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현대건설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부도가 나면 법정관리에 넣겠다”고 못박았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부도후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외환은행도 온전할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의 부도를 막아주기 위한 대책 마련에 몸이 달았다.

외환은행은 이번주 초 현대건설의 1, 2금융권 채권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연말까지 투신·종금 등 2금융권도 현대건설의 기존 여신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받아낼 계획이다. 은행들은 지난 3일 현대건설에 신규자금 지원은 끊되 기업어음(CP) 등 기존 여신에 대해서는 만기연장을 해주기로 결정했으나 2금융권은 아직 이같은 다짐을 하지 않았다. 현재 2금융권은 투신사들이 1조원 가량의 현대건설 회사채를 떠안고 있는 등 총 2조6000억원에 이르는 현대건설 여신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없이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물대 등 진성어음만도 1조6000억원이나 된다. 현대건설이 부도를 면할 수 있을 지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이 법정관리로 간다해도 큰 타격은 없다며 겉으로는 무덤덤한 표정이다. 10월말 현재 외환은행이 현대건설에 빌려준 총여신은 6970억원. 그중 담보는 수출보증보험 2656억원, 부동산 담보 3120억원을 합쳐 총 5776억원이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법정관리될 경우 최고 1100억원(추정)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뿐이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동아건설의 법정관리로 발생한 추가 손실도 593억원 정도라 이 둘을 합쳐도 1700억원 정도에 그친다”며 “최근 외환은행의 1개월 업무이익이 약 700억원에 달해 2∼3개월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외환은행의 희망사항을 반영한 단순계산일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외환은행의 경영정상화방안을 반신반의하고 있는 마당에 현대건설에서 큰 펑크가 나면 독자생존 계획은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