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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 첫 국감 7일 마감] 초―재선 활약…民意엔 미흡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5 05:18

수정 2014.11.07 12:13


국회는 7일을 끝으로 지난달 19일부터 16개 상임위별로 총 357개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20일간 일정의 국정감사를 마무리한다.

지난 7월말 국회법 강행처리 이후 3개월여 동안 여야의 첨예한 대립과 영수회담 끝에 가까스로 열린 새천년 첫 국감은 높은 출석률 등 과거 국감에 비해 개선된 점도 없지 않았지만 국감도중 불거진 ‘동방금고’사건 등을 둘러싸고 여여가 치열한 정쟁을 벌임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라진 모습=이번 국감은 역대 어느 국회보다 의원들의 출석률이 높았고 특히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책질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등 과거 국감 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자민련 원내총무실이 국감기간동안 펴낸 ‘국감일보’에 따르면 5일 현재 의원들의 출석률은 민주당 95.7%, 자민련 95.3%, 한나라 95% 등 역대 최고기록인 96년 출석률 91%를 훨씬 능가했다. 특히 법사위와 정무위는 100%의 출석률을 기록해 주목을 끌었다. 16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일문일답식 질의방식을 국감에 활용하는 의원들이 많았던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여전한 구태=이번 국감에서도 동료의원들간 험악한 욕설과 고함, 삿대질, 피감기관에 대한 강압적인 질문과 이로 인한 불성실한 답변, 국감자료 ‘뻥튀기기’ 등 구태가 재연됐다.

특히 지난달 24일 건교위의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민주당 송영진, 한나라당 권기술 의원은 입에 담기 어려운 ‘막가파식’ 욕설을 주고 받아 정치불신을 심화시켰다. 이밖에 자료를 잘못 해석한 어이 없는 질문이나 국감자료를 부풀리는 의원들의 행패도 되풀이됐으며 인신모독성 질의를 이유로 한 피감 기관장의 답변거부사태도 재연됐다.


◇정치공세장화된 국감=초반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국감은 후반, ‘동방사건’이 불거지면서 감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등 여야의 치열한 정치공세장으로 변질됐다.

특히 지난달 24일 정무위의 금감위에 대한 국감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여권실세 개입론’을 주장한데 이어 지난 2일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같은당 이주영 의원이 여권실세의 ‘실명’을 거론함으로써 여야간 정치공방이 절정에 달했으며 정국도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결국 16대 국회 첫 국감은 높아진 출석률과 초·재선 의원들의 성실한 질의가 돋보이는 등 “한층 개선됐다”는 초기 평가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가면서 ‘동방사건’ 등 잇단 악재가 돌출하면서 여지없이 구태를 재연한 ‘정쟁의 장’으로 추락해 버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 pch@fnnews.com 박치형·서지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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