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구조조정 이렇게 성공했다]외형떠나 철저한 수익경영이 살길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질의 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집약된다.97년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양의 경영을 지양하고 질적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 생존과 번영의 길을 달리고 있다.SK그룹이나 삼성전자의 경우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조정으로 번영을 지속한 한 사례에 꼽힌다.한화나 아남반도체는 IMF이후 부실기업으로 분류됐으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한 성공사례다.

◇‘수렁서 탈출’ 성공 사례=한화는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체에 들어간 지난 97년말 경영난으로 협조융자를 받는 조건으로 김승연 회장이 경영권 포기 각서를 쓰고 사재를 담보로 제공했다.한화는 이후 1년여에 걸쳐 수익성이 좋은 알짜기업인 한화바스프우레탄·한화자동차부품·한화NSK정밀 등 합작기업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또 32곳의 부동산도 매각했다.이어 지난 4월에는 정유업계 빅딜을 통해 그룹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프라자를 현대측에 매각한 뒤 대림과 한화종합화학간 자율빅딜을 이뤘다.

특히 대림과의 빅딜은 양측의 나프타분해공장을 분리, 통합법인을 설립하면서 양사간 사업부문을 맞교환해 양사 모두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재계와 정부의 주목을 받았다.한화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협조융자 대상 11개 기업중 가장 먼저 융자액 전액을 상환해 버리고 부채비율을 낮춰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아남반도체는 무리한 사업확장과 계열사 지급보증으로 인해 부채비율 1762%의 불량기업이었으나 2년간의 구조조정으로 최근 부채비율을 66%로 떨어뜨렸다.아남반도체는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했다.아남반도체는 지난 97년 무리한 공장증설과 계열사 부실로 인해 2조5000억원의 금융권 부채를 떠안아 98년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아남반도체는 이후 철저한 자구계획을 이행하면서 자구계획에도 없던 반도체 패키지공장 3개를 추가로 매각, 총 1조8000억원을 마련했다.이와함께 채권단은 2500억원에 이르는 출자전환을 해줬으며 아남반도체가 회생하자 채권단의 이같은 결정은 수천억원대의 주식 평가이익으로 되돌아 왔다.아남반도체는 이와함께 미국 ATI사로부터 올해 추가로 2억달러의 출자전환을 이끌어 냈다.

두산그룹은 IMF 이전인 95년부터 부실을 스스로 털어내기 위해 외국인 투자지분을 외국에 팔기 시작, 현금유동성을 확보했다.우량기업이지만 경영권이 없는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의 주식을 모두 팔아치워 총 1635억원을 끌어들였다.특히 수익성이 양호한 코크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팔고 두산시그램 지분도 1275억원에 시그램사에 파는 등 주력사업도 미래지향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과감하게 정리했다.

◇우량기업의 구조조정 사례=삼성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1위자리를 더욱 확고히 굳힌 케이스.97년 IMF이후 매출위주에서 수익성위주로 경영 방침을 선회한 뒤 적자사업은 털어내고 반도체 통신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 올 3·4분기 매출 8조8000억원에 순이익 1조7000억원의 사상치고치를 기록했다.삼성전자의 순익은 지난해 4조원에 이어 올해는 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전자가 IMF를 계기로 업계 수위로 자리를 더욱 굳히게 된 것은 발빠른 주력업종 전환을 위한 구조조정과 기술투자 덕분이다.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사업장에서 모두 3만여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34개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 모두 155개 사업을 정리했다.연구개발 투자는 98년 2조7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5조원 등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최근에는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 개발에 전력을 투구하는 등 기업환경 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953년 섬유에서 출발,미래 유망사업을 적기에 주력사업화하면서 주력사업분야의 수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성공사례다.SK는 섬유에 이어 70년대 들어 석유화학·정유·석유개발분야에 진출하면서 석유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룩했다.94년에는 SK㈜가 한국이동통신의 경영권을 차지하면서 정보통신분야에 진출했다.서울이동통신은 SK 호출기사업에 이어 88년 휴대폰사업에 진출하면서 SK텔레콤을 통해 무선통신 업계 수위자리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SK는 4대그룹중 최근 e비즈니스분야에서도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smnam@fnnews.com 남상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