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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거는 30억달러 '돈잔치'


2000년 대통령·의회 선거에는 미국 선거 역사상 최대인 약 30억달러의 정치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치자금을 추적해온 ‘리스폰시브 폴리틱스 센터(CRP)’는 7일 “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외부단체의 지출까지 감안할 경우 2000년 연방선거에 동원된 돈이 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CRP는 장부에 잡힌 선거자금만도 99∼2000년 기간 중 18억달러(약 2조원)를 훌쩍 넘어서 지난 95∼96년 기간의 12억달러를 훨씬 웃돌았다고 집계했다.

선거자금 폭증은 각 정당이 개인은 물론 기업·노조 등 이익단체에서 받아들인 기록적인 액수의 ‘소프트 머니’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특정 후보에게 1000달러까지 지원할 수 있는 ‘하드 머니’와 달리 소프트 머니는 당 차원의 활동비로 무제한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이익집단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동원해 광고와 전화·우편물 발송에 퍼부었으며, 개인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홍보하는 데 수백만달러를 아낌없이 뿌렸다.

또 다른 요인은 지난 수년 간의 호황으로 기부자들의 헌금액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 96년 선거부터 시작된 이러한 경향은 기존 선거자금 관리체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기업은 선거 뒤 ‘봐주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1907년 이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해 왔다. 그러나 기업은 자금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외부 단체를 내세워 쟁점광고를 내보냄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정치자금이 무제한 쓰인 적이 없다면서 전례가 없는 이러한 현상이 선거법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