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전문가 진단]금융지주회사 설립 서두르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7 05:19

수정 2014.11.07 12:11



현재 우리 금융시장은 실물부문의 불확실성이 금융부문의 불확실성으로 직결되고 있는 상황이다.기업과 관련한 부실채권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정상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원리에 의한 금융시스템을 논하기 이전에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고 이는 또다시 시장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근본적인 해법은 역시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스케줄대로 조기에 완료하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금융권 구조조정은 단시일내 효과를 보는 방법은 아니지만 마찰을 피해가기 위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중요한 것은 새로 설립되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이 얼마나 실속있고 효율적인 경영을 해나갈 것인가에 있다.

지주회사를 통한 은행 구조조정은 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최대한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2년후면 대통령 선거 등의 정치 일정과 겹치기 때문이다.지주회사를 통한 개혁은 비교적 느슨하게 추진되기 때문에 정치 논의가 우세해지면 지주회사로 묶였던 기관들이 다시 이전 상태로 회귀할 수 있다.

또한 부실한 금융기관만 지주회사로 묶을 경우 정상화에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부실한 기관만 모아서는 그 가운데 선도역할을 하는 기관이 나올 수 없다.우량기관과 부실기관을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우량기관이 전체적인 구조조정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퇴출되고 있는 것은 단기적인 충격이 우려되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도 ‘대마불사’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한국에서는 이같은 관행이 남용돼 왔다.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대기업 퇴출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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