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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시장이 살아야 금융이 산다


국내 금융시장은 과거의 ‘배급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 기능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일정부분 필요하다.

과거 국내 금융은 정책금융을 통해 자금이 배급되는 구조였다. 이같은 구조가 한계에 달하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외환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지고 은행이 국유화되는 등 단기적으로 시장경제와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된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원리만 전적으로 주장할 수는 없다.

올 들어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한 것도 시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한데에서 기인했다.

최근 부실은행들을 지주회사로 묶는 2차 금융 구조조정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주회사로 이들 은행들만을 묶는다고 해서 시장 기능이 당장 되살아나지는 못할 것이다.

자금의 중개기관인 금융기관의 기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자금의 수요처인 기업을 살리는데 있다.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금융기관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재무상황에 비춰 시장불안만 가중시키는 기업이 퇴출되는 것은 금융시장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본다.

지금은 구조조정의 초기단계로 즉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금융시장은 여전히 경색돼 있고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 능력이 있는 기업은 회사채 발행 필요가 없는 반면,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될 기업은 발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

기업들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