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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우자동차와 노조의 입장


채권단의 자금지원중단으로 1차부도를 낸 대우자동차 사태를 보면서 구조개혁에 있어서 노조의 위상은 어떻게 되며 그들의 입장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금지원중단이 인력 3500명 감축안에 대해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로 인해 연쇄도산 위험에 노출된 1만여개의 협력업체 근로자가 새로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되는 악순환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 대우자동차 노조 뿐만이 아니라 ‘11.3 퇴출’로 불리는 2차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노조는 강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민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연맹을 중심으로한 건설업 분야는 오는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노총은 전국노동자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공기업 노조는 한국노총과 민노총이 연대하여 투쟁에 나설 태세로 있다. 근로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조 이익에만 집착하다가 기업이 쓰러진다면 남는 것은 공멸뿐이다. 지금은 투쟁할 때가 아니라 공생의 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11.3퇴출에 따라 연내 28000명의 신규 실업자가 발생한다. 2차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내년 2월께는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등 고용문제는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상황아래서 노조가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는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의 노조정책 부재에 있다. 지난 7월 대량 감원에 반대하며 파업한 금융노조에 대해 금감위는 ‘은행 강제합병은 않는다’고 보장,사태를 수습함으로써 정책의 누수현상을 자초했다. 또 워크아웃중인 대우자동차 노사가 지난 8월 5년간 고용보장에 합의했을 때도 채권단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구조조정이 예정된 것이었다면 당연히 노조와의 사전정지가 있었어야 마땅하며 포괄적인 실업대책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고통분담을 위한 최저 조건인 동시에 기본 자세다.
최저조건과 기본자세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구조조정이 성공하자면,또 예상되는 대량 실업을 단기간에 극복하자면 노조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록 한걸음 늦었지만 정부는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대책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노조는 노조대로 현실 직시를 통해 새로운 위상 정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