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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와 美증시] 경제호황·불확실성 제거…증시활황 지속 관측우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1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금 미국 8000만 증권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증시가 클린턴 정부 시절처럼 상승국면을 지속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현 대통령 클린턴이 첫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 92년 12월31일 미국 증시의 주요지표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435.71,또다른 지표인 다우공업지수는 3301.11,그리고 나스닥지수는 676.95였다. 그로부터 8년 동안 S&P 500은 228%,다우는 230%,나스닥은 400% 각각 올랐다. <그래프 참조>

미국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클린턴 8년 재임중 미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경제호황과 더불어 증시 활황이 지속되다 보니“증시는 상승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은연중 형성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새 정부를 이끌 앨 고어 부통령은 이같은 증시주변 정서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의 증권회사 페인 웨버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에드 커시너는 지난달 소위 ‘선거 사이클 이론’을 부인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 이론의 골자는 이렇다. 대개 증권시장은 미국 대통령 임기 4년 가운데 전반기 2년보다 후반기 2년 동안 더 잘 굴러간다. 왜냐하면 신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후반에 경기 반등이 일어나 줄 것을 기대해 취임초부터 일찌감치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2차대전 이후 상당 기간 먹혀들었다. 1946년 이래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에는 평균 3%,후반기에는 평균 4% 성장했다. 증권시장의 성장세도 대략 같은 추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커시너에 따르면 80년대와 90년대의 경우는 사정이 전혀 달랐다. 그가 관찰한 바로 과거에는 선거 이듬해 증시상황이 반드시 최악이었으나 80년대 초부터는 선거 이듬해 증시가 평균상승률 23%로 ‘최고’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경기사이클이 완화된데다 폴 볼커·앨런 그린스펀 두 의장이 잇따라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위상 강화 때문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 증권의 선임 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주식시장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대통령을 더 좋아한다”는 통설을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제외하고 지난 10차례 선거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투자자들의 초기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그는 편의상 ▲선거 직후 2개월 ▲취임후 1년 ▲전체 임기 등 3가지 관찰기간을 설정했다.

조사결과 S&P 500 지수는 민주당 대통령의 전체임기 중 53.1%,공화당 대통령의 그것 중 30.2%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선거에 대한 반응은 다소 느린 편이어서 S&P 500 지수는 ▲선거 직후 2개월 간 2.6% ▲취임후 1년 간 3% 오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S&P 500 종목이면서도 라지캡(시가총액이 일정액을 넘어서는 대형주식들) 지수는 2개월간 4.4%,1년간 11.8% 각각 올랐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 증권의 수석 투자 전략가 데이비드 블리처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증시는 상승세를 탈 것”이라면서 그 근거로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릴 린치의 수석 미국내 투자 전략가 크리스틴 칼리스도 새 대통령이 FRB의장,대법관,그리고 여러 규제기관의 장을 새로 임명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에 장거리통신에서 우주항공에 이르는 많은 업종의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cbsong@fnnews.com 송철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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