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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移職도 맘대로 못해˝…일부증권사 옮길땐 사전통보 서약서 받아


펀드매니저들이 펀드를 운용하다가 타 회사로 이직하기가 힘들게 됐다.

최근 들어 대우증권 등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회사들이 투신(자산운용)사들과 신규상품 판매대행 계약을 맺으면서 운용 담당 펀드매니저들의 이직을 사전에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최근 10여군데 투신사들과 상품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펀드매니저들로부터 ‘최선을 다해 펀드을 운용하고 만일 펀드매니저가 이직할 경우 사전 통보와 함께 운용하던 펀드에 대해 철저한 사후 대책을 마련한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이 서약서에는 또 ‘투신사가 만일 이를 어길 경우 해당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상품에 대해 추천을 못해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우증권 금융상품마케팅팀의 이기헌 팀장은 “펀드매니저에 대해 확인서를 요구하는 것은 판매사 고객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막아보자는 측면”이라며 “상당수의 펀드매니저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펀드매니저들 펀드운용의 책임감을 심어주는 확인작업은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판매회사들이 까다롭게 나오는 것은 펀드 가입고객에 대한 보호 차원과 펀드매니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 보자는 취지 때문이다.

그 동안 투신업계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의 잦은 이직으로 고객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스타급 펀드매니저 위주로 운용을 해 오던 일부 투신운용사의 경우 수익률 호조로 급부상한 유명 펀드매니저 이름을 내걸고 투자자금을 유치했지만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던 펀드를 내팽개치고 타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도덕적해이가 빈번해왔다.


H투신의 경우 한 수익증권의 펀드매니저가 몇개월 사이 4명이나 바뀌고 그 결과 투자원금이 반토막이 난 경우도 있다.

한편 서약서 주고 받기 분위기가 이어 지자 이에 대해 탐탁잖게 바라보는 펀드매니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몇 차례회사를 옮긴 경험이 있는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꼭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한 투신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지금처럼 펀드매니저의 소신이나 개인의 성향이 반영되지 않은 팀별 운용체제에서 이직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물론 고객 재산에 대한 최선의 관리는 펀드매니저의 절대적인 임무지만 그렇다고 꼭 개인적인 선택까지 사전에 담보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