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美 대선 이모저모] 개표 순간마다 희비 外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8 05:19

수정 2014.11.07 12:10


예상대로 개표 순간순간마다 숨막히는 접전이 이어졌다. 한 주에서 고어가 앞서면 곧 이어 다른 주에서 부시의 승리가 선언됐다.

제43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표를 던진 미 유권자들은 손에 땀을 쥔 채 CNN 등 언론이 시시각각 전하는 개표 방송을 보며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앞서갈 때마다 환호성을 올렸다.

○…민주당 고어 후보는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에 선거본부를 차려 놓고 선거결과를 기다렸다.

고어는 7일 감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부인 티퍼 여사와 함께 내슈빌 거주지 인근 엘름우드의 포크스 리버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 나와 나란히 투표했다.

‘부시가 잠자리에 든 뒤에도 나는 뜁니다’는 모토로 30시간 마라톤 유세에 나섰던 고어 후보는 이날 새벽 접전지역인 플로리다 탬파에서의 유세를 끝으로 공군 2호기편으로 내슈빌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화당 부시 후보는 7일 오전 고향인 텍사스주 오스틴의 트래비스 카운티 법원에서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투표한 뒤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부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 10시께 투표장에 도착,보도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홀가분한 마음”이라고 운을 뗀 뒤 “국민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로라 여사는 그간 마음의 부담이 적지 않았던지 투표를 마치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시는 투표를 마친 뒤 가슴에 “투표했음”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부착,지지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여사는 이날 일찍 딸 첼시와 함께 뉴욕 채퍼쿼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검은색 바지에 밝은색 스웨터를 걸치고 나온 힐러리 여사는 투표를 마친 뒤 다른 유권자들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이어 투표에 나선 클린턴은 아내 힐러리의 상원의원 당선을 예언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지난 96년과 비슷한 50%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단체인 미국 선거연구위원회는 “민주,공화당 후보가 대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대선 투표율은 등록 유권자수,여론조사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약 49%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를 중계하는 CNN·ABC·CBS 등 주요 TV방송국은 7일 최대 접전지역인 플로리다주의 선거 결과 예측을 정정해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선거인단 25명이 걸린 플로리다주 투표가 끝나자 출구조사를 토대로 고어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가 두어 시간 뒤 백중세로 바꿨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고어 진영에서는 192명까지 올라갔던 선거인단 숫자가 167명으로 밀리면서 다시 역전을 허용하자 시무룩해진 반면 텍사스주 오스틴의 부시 진영에서는 환호를 올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인디애나주 등 동·남부에서는 개표가 시작되고 출구조사 결과와 중간득표 상황까지 알려지면서 올해도 투개표 시간차에 따른 투표행위 영향유무 논쟁이 재연됐다.

올해는 특히 부시와 고어의 아슬아슬한 접전으로 투표 하루전까지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결과 발표가 한층 더 주목을 받았다.

○…비과학적이지만 적중률이 높은 것으로 소문난 프랑스 파리 중심가의 ‘해리의 뉴욕 바’에서 7일 실시된 모의 투표에서 부시가 고어를 크게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오까지 미국 여행객과 교민들을 상대로 실시된 모의 투표에서 부시는 401표를 얻어 313표를 획득하는데 그친 고어를 큰 표차로 눌렀다.

해리의 뉴욕 바는 지난 1924년 이래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미 대선 결과를 모두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웹사이트(www.gop.org)가 7일 컴퓨터 해킹을 당했다고 공화당 대변인이 밝혔다.

그는 고어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사이트로 올라오는 등 경미한 해킹이 있었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메시지는 “고어가 최선의 인물은 아니지만,훌륭하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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