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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맞트레이드'를 아시나요…일정기간 집 교환해 생활

김주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9 05:19

수정 2014.11.07 12:09


회사원 안모씨(46)는 요즘 아파트 생활이 색다르게 느껴진다.지난달 초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34평형) 15층에서 정원이 딸린 1층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입주한 지 12년만의 이사여서인지 가족들도 여간 즐거워하는 게 아니다.

안씨 가족은 평소 정원이 딸린 1층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그렇게 하려면 당장 집을 내놓고 이사해야 할 판이었다.그러나 정든 동네를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더욱이 조망권이 훌륭한 15층 집은 결코 팔고 싶지 않았다.다만 발코니 너머로 정원이 보이는 아파트에 단 몇개월이라도 살고 싶은 것이다.

고민 끝에 같은 라인 1층에 사는 회사 동료 이모씨(45)와 아파트를 아무런 조건 없이 맞바꿔보기로 한 것이다.이씨 가족 역시 단지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고층에 살고 싶었던 터라 아파트 교환은 내친김에 성사됐다.

계약기간은 1년.집을 깨끗이 사용한다는 간단한 조건 하나로 계약서는 작성됐다.계약기간이 아주 짧고 모처럼 새로운 주거 환경에 살아간다는 생각에 양쪽 가족 모두 대환영이었다.

요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오래 살다 싫증난 아파트를 일정 기간 맞교환해 생활하는 이른바 ‘아파트 맞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다.

아파트 맞트레이드는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주로 친구 또는 가까운 친지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맞트레이드 유형은 안씨와 이씨 가족처럼 층(層)간 이동을 비롯해 동(棟)간 이동, 평형간 이동 등 크게 3종류.

부동산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아파트가 점점 투기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이사 빈도도 줄고 한 곳에 정착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생겨난 신종 이사풍속도”라고 풀이했다.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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