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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통합·합병 잰걸음


은행 경영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권 합병구도가 구체화됨에 따라 은행들마다 통합·독자생존·합병 등 자기 갈길을 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한빛은행은 평화·광주·제주은행과 지주회사 밑에 통합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조흥·외환은행은 독자생존을 위한 자본확충 및 부실감축 계획 점검에 나섰다. 또 하나·한미은행은 합병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한빛은행은 금융지주회사 편입에 앞서 클린뱅크로 성장하기 위해 5조원의 공적자금을 신청할 계획이다.이는 지난번 경영개선계획 제출때의 3조7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이 늘어난 것.평화은행도 경평위 발표이후 공적자금 신청규모를 당초 4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그러나 평화은행은 한빛은행과 같은 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기보다는 광주·제주 등 지방은행과 별도의 살림을 차리겠다는 입장. 또 한빛과 같이 묶이더라도 향후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언제든지 지주회사에서 탈퇴,전문은행으로 재변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조흥·외환은행 독자생존 불투명=조흥은행은 부실여신을 과감히 정리해 체질을 개선하고 오는 2001년말에는 이업종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그러나 쌍용양회 1300억원,대우자동차 3717억원,현대건설 1847억원,동아건설 1252억원 등 4개 회사에 물린 돈이 8000억원을 넘어 독자생존의 길은 험난하다. 특히 쌍용양회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쌍용정보통신 매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조흥은행까지 독자생존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외환은행은 내년까지 최대 3조1000억원의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경영평가위원회에 약속한 것이나 이의 실행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올 하반기 자산관리공사에 부실채권 2조3128억원 매각,대손상각 1조525억원,담보물처분 또는 정상화 6678억원 등 4조5963억원의 부실자산을 정리한다. 이중 절반을 차지하는 자산관리공사의 외환은행 부실자산 매입은 올해안에 해결돼야 하지만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 등 국회의 일정과 연관돼 있어 내년으로 넘겨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외환카드 및 환은증권 지분 매각도 시장 상황에 따라 큰 변동성이 있어 제대로 이행될는지는 미지수다.
대형 부실업체인 현대건설 위기도 문제다.

◇우량은행간 합병 가시화=하나은행은 한미와의 합병이 곧 단행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미은행 고위 관계자도 “아직 합병에 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으나 JP모건과 칼라일 컨소시엄간 증자문제가 일단락되면 자연스레 관심이 그쪽(합병)으로 갈 것”이라며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한미 하나은행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국민·주택은행과의 2차 합병이 초미의 관심사. 한미·하나은행은 아직 이들 은행과의 합병에 부정적이지만 상황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어 예단하기는 힘들다.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한미은행과 통합할 것이라는 것을 예전에 어떻게 짐작이나 했겠는가”라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해 2차 통합을 전혀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