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려되는 임금상승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0 05:20

수정 2014.11.07 12:08


임금상승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00년 임금 조정 실태에 따르면 올해 국내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2.2 %보다 6.1% 포인트 높은 8.3%에 달했다.지금 기업부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임금까지 급속히 인상되면 과연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

공기업의 경우는 누적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편법 임금 인상 등 방만한 경영으로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조차 경영실적은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임직원의 봉급을 크게 올렸다.임금인상은 기업의 생산제품 원가상승 요인이 되고 다시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이는 또다시 고임금의 악순환을 가져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한국경제의 회생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노사정 위원회가 합의한 주당 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제도도 기업에는 임금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최근 한국 경제는 주가 폭락과 고유가, 제2의 구조조정으로 대량의 실업이 우려되고 있다.노동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은행권의 기업 판정에 따른 52개 부실기업 퇴출로 2만8000명 정도의 실직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앞으로 추가적으로 예상되는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과도한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현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의 화합으로 고용의 구조 조정과 임금의 신축적인 조절이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별 임금 수준의 격차도 심각하다.올 3·4분기의 경우 임금 수준이 높은 5개 업종이 낮은 5개 업종에 비하여 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종업원 500인 이상인 대규모 사업장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하였을 때 종업원 10∼29인인 사업장의 임금 수준은 외환 위기 이전에는 72.3이었으나 올해에는 68로 낮아졌다.이는 우리 사회가 점차 지식·정보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따라서 지식정보 격차에 따른 산업별, 기업규모별 임금 격차의 해소를 위해 정부는 인력 교육개발 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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