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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패방지법 제정 서둘러야


부정과 부패, 불신과 부도덕이 온 나라를 덮고 있는 느낌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쳐왔던 부패 척결은 언제나 공염불에 그쳤고 개혁의 기치를 높히 들고 출범한 현정부에서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다.

동방금고의 불법대출사건에서 우리는 공직자와 연결된 부정 부패가 얼마만큼 심각한지를 실감한다. 은행업무를 감독 감시해야 할 금융감독원 직원이 감시 대상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부정을 눈감아 주는가 하면 급기야는 그 불똥이 청와대로까지 비화되었다.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는 수사중에 있기 때문에 당장 예단하기 어려우나 부패에 관한한 정치권도 자유로울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패를 도려내기 위한 법적 장치의 마련이 지연되는 현실을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96년부터 거론되어온 반부패 기본법의 제정이 여야간의 이해대립과 자기몫 챙기기에 발목이 잡혀 표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6년 부패방지 입법 시민연대가 부패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같은 해 국민회의가 비리조사처 신설과 특검제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을, 지난해에는 현정부와 민주당이 비슷한 법안을 냈으나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부패방지법안의 골자의 하나인 특검제도입에 관한 여야의 태도변화는 더욱더 국민을 분통터지게 한다. 야당때는 특검제도입을 그렇게도 주장하더니 집권당이 되어서는 태도를 바꾸어 그 불합리성만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의 야당이 여당일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옷로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로 검찰수사의 무리함과 특검제 도입의 필요성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러치 않아도 우리나라는 부패가 만연된 나라라는 국제적 평가를 받고 있는 처지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청렴도에 있어 한국을 조사대상 90개국중 48위로 분류하고 있음은 그 단적인 예다.

부패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 배후에는 으레 권력층과 정치권이 도사리고 있거나 그런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세탁방지법안에 정치자금을 제외하고 있는 것도 정치권자신들의 이해 때문인 것으로 국민들은 이해한다.
의혹을 벗기 위해서라도 그 강화가 요청된다.

부패가 만연된 나라의 미래는 없다. 하루바삐 부패방지기본법의 제정으로 투명성과 청렴도를 높이고 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