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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권 MMF 하루에 1000억씩 이탈…대기업 '비축자금'으로 유입 된듯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0 05:20

수정 2014.11.07 12:08


투신권의 초단기 상품인 MMF가 이달 들어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빠져나간 자금이 주식시장이나 은행 등으로 몰려들지 않고 있어 자금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신권 전체 MMF 수탁액은 이달 들어 매일 1000억원 가량 빠져나가 8일에는 31조724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투신권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은행 등 여타 금융기관으로도 유입이 되지 않고 주식시장으로도 들어오지 않아 단기부동화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도 지난 6일 이후 7조5786억원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매일 줄어들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들 자금이 회사채 만기물량 등 연말에 쓰일 유동성 확보와 내년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미리 현금을 확보해 두려는 대기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2팀의 조현선 과장은 “이달들어 투신권의 MMF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자금향방을 가늠하기는 힘들다”며 “시장에선 대기업들이 일제히 자금확보에 나선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벌계열 대기업들은 내년 경기악화 전망과 연말 및 내년 1·4분기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운용에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삼성·SK·롯데 등 대기업들은 당좌계좌 정리나 회사채 조기정리를 위해 투자규모 대폭 감소나 현금사용 비중을 크게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자금확보에 나섰다.

또 대기업보다 자금 사정이 나쁜 중견기업들은 부실기업 퇴출 등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실탄 마련에 들어가는 한편,연말 부채상환용으로 자금시장을 쓸어가고 있다.

SK증권의 박노춘 재무관리팀장은 “경기하락에 따른 기업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기업들이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기업들이 금리가 낮은 최근 시점에서 시장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여유 자금을 마련해 두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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