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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업·기업인―컴팩코리아 강성욱 사장] 한국에 e세상 중심 세웁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4 05:21

수정 2014.11.07 12:06


올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체로 컴팩코리아를 꼽는데 별 이견이 없다. 그 이유는 지난 5월 방한한 본사의 마이클 카펠라스 회장이 한국 인터넷 기업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에 투자한 1억달러는 컴팩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투자한 10억달러 중 10%를 차지하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컴팩코리아의 매출이 전세계 컴팩 매출의 1∼2% 정도밖에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컴팩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에는 컴팩코리아를 이끄는 강성욱 사장의 공이 크다. 그동안 외국계 IT업체들에 한국시장은 ‘돈만 벌어가는 곳’으로 비춰졌다.
당연히 한국에 대한 투자는 인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컴팩은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컴팩의 한국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사장은 연말까지 1억달러 규모의 국내 컨설팅 업체를 인수하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컴팩코리아가 주창하는 e코리아 건설의 선봉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컴팩코리아는 국내 기업들이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환경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는 야심찬 행보를 하고 있다. 강사장을 만나 컴팩이 구상하는 e코리아의 전망과 컴팩의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

―컴팩코리아가 내세우는 e코리아에 대해 IT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e코리아는 세계 인터넷의 중심에 한국을 세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컴팩코리아는 e코리아 파트너들과 함께 고객기업에게 최상의 정보기술, 인프라스트럭처, 접속환경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나갈 것입니다. 인터넷이나 e비즈니스 분야에서는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각각의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협력해야만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e코리아의생태계가 새롭게 선보인 것입니다. 내년부터는 e코리아 생태계의 진화과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본사로부터 1억달러 투자를 유치한 배경은.

▲본사를 설득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지난 98년 한국탠덤과 한국디지탈을 합병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이는 IMF 경제위기 속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본사와의 신뢰를 쌓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디에나 위험은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더 크다면 투자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컴팩은 한국 기업들과 함께 인터넷이 빚어내는 변화의 중심축에 서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IT업체들이 대부분 목표 이상의 영업실적을 올린 것으로 아는데, 컴팩코리아는 어떻습니까.

▲컴팩코리아도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컴팩코리아는 NT서버와 유닉스 서버 분야 뿐만 아니라 e비즈니스 구축과 같은 시스템통합 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뒀습니다.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업체라는 인상을 지우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은 시장 전체가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시장이 있는 법입니다.

―인터넷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는 IT업체로서 국내기업들에게 조언한다면.

▲컴팩은 최근 1∼2년 동안 고객 서비스에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고객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며 컴팩의 성장을 이끈 주된 동인이 됐습니다.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달라지고 기업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언제나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시장에 조속히 진입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6개월 동안 사업을 분석하는 것보다는 단기간에 분석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틀린 것을 수정하고 적용하는 것이 인터넷 시대에서는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컴팩코리아의 향후 과제는.

▲컴팩이라는 회사에 대한 두 가지 선입견을 없애나갈 것입니다. 우선 컴팩이 IT 업체 내지는 컴퓨터 업체라는 기존의 인식을 바꿔나갈 생각입니다.
이 분야에 속한 경쟁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 몰두하지 않고 고객에게 필요한 새로운 제품들을 속속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다국적 기업이라는 인식을 없애는 것입니다.
이는 e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믿습니다.

/ benoie@fnnews.com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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