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고어―부시 법정싸움 일진일퇴 대립 격화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14 05:21

수정 2014.11.07 12:06


43대 미국 대통령 자리를 놓고 치열한 법정 싸움에 돌입한 민주당 고어 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가 13일(현지시간)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이날 팜비치·볼루시아·브로워드·마이애미 데이드 등 4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기각해 부시 측에 타격을 주었다.

반면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플로리다 주법에 따라 14일 오후 5시(한국시간 15일 오전 7시)까지 접수된 개표 결과만 유효하다고 발표해 고어측의 심한 반발을 샀다. 팜비치 카운티의 경우 오는 19일께나 수작업 개표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 연방법원 판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며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부시 후보를 지지한 공화당원이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대접전은 민주·공화 양쪽으로 나뉘어 갈수록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수작업 중단 요청 기각=마이애미 연방지법의 도널드 미들브룩스 판사는 13일 수작업 중단 요청은 “주 법원에서 처리할 문제”라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어측의 요청대로 4개 카운티에서 수작업 개표가 계속 진행될 수 있는 길이 법적으로 트였다. 부시측이 항소를 제기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현재 팜비치·볼루시아 등 2개 카운티에서 수작업 재검표 작업을 진행 중이며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는 수작업 여부를 14일(현지시간)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브로워드 카운티는 전면 수작업 재개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개표결과 보고시한 논란=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부재자 투표를 제외하고 14일 오후 5시 이후에 보고된 개표 결과는 ‘무시될 것’이라고 13일 경고했다. 해리스 장관은 이날 고어측 재검표 책임자인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측 인사들과 만나 “14일 오후 5시까지 수작업 개표 결과가 보고되지 않으면 기계로 개표한 결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총 투표 결과를 18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어측 대응=고어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든 표를 제대로 개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어측은 볼루시아 카운티가 보고 시한을 연장해 달라며 주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변호인단을 가담시켰다.

크리스토퍼 전 장관은 해리스 국무장관이 부시 후보와 부시의 친동생인 플로리다 주지사 젭 부시를 지지한 인물이라고 지적, 이번 결정에 정치적인 동기가 개입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부시의 대변인 캐런 휴스는 “부통령(고어)은 자신이 이번 선거를 뒤집을 수 있도록 법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팜비치 카운티의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맡았던 순회법원의 스티븐 랩 판사는 13일 재판부 기피에 따라 캐서린 브룬손 판사로 대체되는 진통을 겪었다.

AP통신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현재 부시는 플로리다주에서 고어에게 388표를 앞서 있다.
이 차이는 3000여표로 예상되는 해외 부재자 투표가 개표되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숫자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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