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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동계의 강경투쟁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했고 민주노총은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노동계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계의 반발이 아니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의 대량 실업은 비록 그것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강경투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엄연한 현실이며 이는 누구보다도 노동계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책실패,경영부실 등은 덮어둔 채 경제난국의 모든 책임을 노조에 전가시키려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발등에 떨어진 불을 어떻게 끌 것인가이지 누가 불을 떨어뜨렸느냐가 아니다.지금 우리 경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기업퇴출로 연말까지 발생할 10만명의 신규실업자를 포함하여 실업률은 4.1%로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구조조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또 효율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이들 실업자들의 재고용 여부가 판가름난다. 기업이 살아야 근로자가 살고 고용이 확대된다는 단순한 원칙 준수만이 대량실업의 장기화를 막는 길임을 노동계는 직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노총과 민노총이 요구하고 있는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주40시간),공공부문의 일방적 구조조정 취소,강제적 기업퇴출 반대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더군다나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2월초부터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투쟁방침은 공생이 아니라 공멸을 자초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3500명의 인원감축이 포함된 자구안에 노조가 동의하지 않아 결국 부도로 막을 내린 대우자동차 사태로 대우차뿐만 아니라 9000여 협력업체 60만 근로자까지 생계를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부실을 털어내는 구조조정은 노조의 협력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부실이 없더라도 격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으려면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총체적인 고통은 바로 시장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격변하는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며 기업과 근로자가 공생하는 길이다. 노동계의 이성적 판단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