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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自救노력 뒷전 공적자금 많이받기 혈안


은행 경영평가에서 ‘독자생존 불가’ 판정을 받은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이 추가 자구노력은 뒷전으로 한 채 공적자금만 더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어차피 공적자금을 수혈받을 바에야 확실하게 ‘군자금’을 타 오자는 입장. 그러나 감원이나 점포·조직 축소 등 고통이 따르는 구조조정은 이미 수위를 최대로 높였기 때문에 강도를 더 높이기 어렵다고 버티고 있다. 이른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들 은행의 수익성을 다른 은행과 철저히 비교해 방만한 지점망과 조직,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공적자금 지원시 정부와 맺는 경영개선약정(MOU)을 기존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꾸고 사후감독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적자금 크게 늘듯=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 편입이 임박한 한빛·평화·광주·제주은행은 이미 공적자금 지원규모 산정을 위한 예금보험공사의 실사가 진행중이다.이 결과에 따라 해당 은행들의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최종 확정된다.그러나 은행들은 지난 9월말 경영개선계획 제출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최소 10%이상의 추가 공적자금을 요청하고 있다.

3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신청했던 한빛은행은 최근 대우자동차 부도, 11·3 퇴출기업 발표 등으로 기업들이 무더기 퇴출되면서 추가 공적자금 소요가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이다.한빛은행은 지난번보다 1조3000억원이 늘어난 5조원의 공적자금을 신청할 계획이다.평화은행도 4500억원에서 5000억원선으로 공적자금 요청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평화은행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국제결제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가장 시급한데 외자유치 등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결국 공적자금 수혈을 통해 클린뱅크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지난번 경영평가에서 각각 4600억원, 1500억원을 신청한 광주·제주은행도 이번 수정안에서는 10%가량 공적자금 요청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정자구안 마련은 ‘뒷전’=이번 은행평가에서 독자생존 불가 판정을 받은 은행들은 오는 22일까지 자본확충, 감원·점포축소, 부실여신 감축 등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수정안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은행은 은행경영평가에서 하나같이 부실채권 정리 및 수익성 증진을 위한 자구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더 이상 인력·조직 수술은 할 여지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감원은 올해 1100명, 내년 400명 등 1500명을 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 늘릴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평화·광주·제주은행도 같은 입장이다. 금융지주회사 편입이 결정된 마당에 애써 고통분담이 요구되는 어려운 길을 걸을 이유가 없다는 내부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이번에 공적자금을 지원할 때는 해당은행과 맺은 MOU 내용을 모두 공개적으로 밝히고 사후 감독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공적자금에 대한 MOU체결은 비공개로 진행돼 왔다”며 “영업기밀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감원, 조직감축 등 경영정상화 계획은 상세히 밝힐 필요가 있으며 사후감독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