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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중호의 성공전략] ③IB(information bubble)현상을 죽여라


K사 뉴욕사무소에 근무하는 현지 채용 직원의 목멘인 소리다. 미국계 회사에 다닐 때는 하루 일과시간에 한두시간 정도는 짬을 내서 새로운 학습을 할 수가 있었는데 이 회사로 온 후에는 너무 바빠서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고 한다. 전자메일을 통해 서울본사의 중역들과 각 부서로부터 요청해 오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전송하는 일에 파묻혀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유사한 내용들인데 기획실에서는 X서류 형식으로 보내라고 하고 마케팅부서에서는 Y서류형식으로, J상무는 2페이지 이내로 요약해서 보내달라는 등 형식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사용하는 정보기술(IT)은 같은 것일 텐데 왜 그렇게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서울 본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아보았다. 한마디로 정보가 여러 형태로 중첩되고 전달되는 아이비(IB: information bubble) 현상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실무자들은 소속팀장들의 지시를 전자게시판에 올려 각 지역에 있는 현지 지사나 사무소에 전송을 하며 현지에서 소속팀장에게 보고되는 전자우편물을 디스켓에 복제해 두고 종이에 프린트해서 파일에 철을 해 둔다. 중간관리층 직원들은 윗선에 보고된 내용을 파악하느라고 실무자들에게 설명을 요구하거나 직접 컴퓨터파일을 뒤져본다. 그리고 그 내용이 불만스러우면 실무자를 질책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실무자들은 사전에 비공식적으로 윗선의 지시내용을 중간 관리자들에게 보고해 의견 조율을 거친뒤 전자게시판에 올려 각 지사와 사무소로 전송한다.

전송된 서류와 정보가 이중으로 입력되는 것을 막고 유용한 정보만 취사 선택하는 ‘전자오피스 인프라’가 없음은 물론이다.기업문화와 습성이 옛날 방식 그대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 40시간 근로제가 실시될 전망이다. 이를 마다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한다고 해서 직장인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겠는가. 고객을 만나고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골프나 등산을 하고 가족과 여가를 보내는 시간은 늘어도 신지식 충전을 위한 시간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시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주 40시간에서 최소한 25%를 신지식 재충전에 쏟아야만 직장인도 성공하고 기업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체계적이고 획일적인 IT 활용의 모델 없이는 시간을 절약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식 근로자들의 ‘업무행위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다음주에 계속>